경북 449억·대구 53억… 지방소멸기금 ‘효과 미검증’

2026-07-02 10:17:45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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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첫 계량검증

“획일 지원 안 돼”

경북은 올해 지방소멸대응기금 광역지원계정에서 전남에 이어 전국 두 번째인 449억원을 배분받았고, 대구도 53억원을 지원받는 등 대구·경북에는 올해 500억원이 넘는 재정이 투입된다. 그러나 이 같은 대규모 재정 투입에도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정책 효과는 통계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국회의 첫 계량검증 결과가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일 준실험적 계량분석 결과 인구감소 완화 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획일적인 재정 지원보다 지역별 인구이동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전날 발간한 ‘지방소멸대응기금 운용 현황 평가’ 보고서에서 2022년 기금 도입 이후 운영 전반을 처음으로 종합 평가했다. 주민등록인구 자료를 활용한 ‘이원고정효과 이중차분법(TWFE DID)’으로 정책 효과를 분석한 결과, 인구감소지역의 평균 인구증가율은 대조군보다 0.604%포인트 높게 추정됐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정책 시행 기간이 짧아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단순 전후 비교만으로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에도 이러한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경북은 올해 광역지원계정 배분액이 449억원으로 전남에 이어 전국 두 번째 규모이며, 대구는 53억원을 배분받았다. 그러나 예산정책처는 지원 규모보다 정책 성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지자체마다 성과지표가 제각각이고 참여 인원이나 시설 이용률 등 산출지표 위주로 평가가 이뤄져 기금의 실질적인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인구·생활여건·지역경제를 포괄하는 표준화된 성과지표를 마련하고 결과 중심의 성과관리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지방소멸 대응 방식의 전환도 주문했다. 군집분석 결과 인구감소지역은 하나의 집단이 아니라 인구이동 구조가 서로 다른 여러 유형으로 나타났으며, 2025년 기준 인구 순유출 지역 45곳 가운데 36곳은 수도권보다 같은 시·도 내 중심도시로의 순유출이 더 많았다. 이에 따라 수도권 유출 억제 중심의 획일적 지원보다 지역 유형별 맞춤형 정책과 광역권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재정 운용의 비효율성도 지적됐다. 2025년 말 기준 지방소멸대응기금 미집행액은 약 9500억원에 달했고, 정부가 연초 1조원을 일괄 출연하는 구조 때문에 대규모 여유자금이 장기간 적립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6000억원 규모의 지역활성화투자펀드도 실제 투자금액은 636억원에 그쳤다. 예산정책처는 분할 출연과 단계적 자금 집행을 검토하고, 지자체별로 제각각인 성과지표를 인구·생활여건·지역경제를 포괄하는 표준지표로 바꿔 결과 중심의 성과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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