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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토결전의 흔적

2026-07-02 13:00:0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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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해군비행장과 특공기지 탐사 기록

제주올레길을 걸어본 사람이라면 송악산을 지나 모슬포항 사이에서 마주치는 넓은 평원에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을 맛보게 된다. 이곳이 바로 알(아래)뜨르(들판) 평원이다. 2008년 봄 제주도를 찾은 저자는 알뜨르 평원의 이국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자연 풍경 속에 어둡고 고통스러운 전쟁의 상흔이 깃들어 있음을 알게 된다.

평원 한가운데 일제강점기 일본 해군이 구축한 제주도 항공기지 일명 ‘알뜨르비행장’으로 상징되는 전쟁 유적들이 흉물처럼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활주로 인근에는 엄체호(비행기 격납시설) 고사포 진지 등이 뚜렷이 남아 있다.

이완희/선인 2만5000원

‘본토 결전의 흔적들’(이완희 지음. 선인)은 일제 강점기 이후 오랫동안 한반도에 남아있는 일제 군사유적을 추적해 온 저자의 두 번째 탐사 기록이다. 일제가 한반도에 설치 운용한 해군비행장과 전쟁 말기 구축한 특공기지에 대한 현장 조사와 사료 연구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책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군사유적을 조명하는 한편 이들 시설이 어떤 목적으로 조성·운용되었는지 추적한다. 특히 일본군 기밀문서의 각종 사료를 발굴·분석해 한반도가 태평양 전쟁 말기 일제의 ‘본토결전’ 전략에 따라 전쟁기지로 조성되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본토결전은 태평양 전쟁 말기 패색이 짙어진 일본이 ‘일억총옥쇄’와 ‘전군특공’이라는 구호 아래 준비했던 최후의 방어 전략이다. 일억총옥쇄는 일본 본토는 물론 식민지 조선과 대만까지 포함한 1억명 인구 전체가 전쟁에 투입되는 체제를 의미한다. 전군특공은 육해군 모든 부대가 자살 공격을 감행한다는 극단적인 지침이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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