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평균 기온 올랐지만 열대야는 사라졌다
기상청, 기후특성 분석 … 지각 장마에 강수량 큰 폭 감소
6월 하순 한반도는 찬 기압골에 식고 유럽은 폭염에 갇혀
6월 한 달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높았지만 열대야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에서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연속 6월 열대야가 이어졌으나, 올해는 이 흐름이 끊겼다. 장마도 평년보다 늦게 찾아왔다. 지난해 이르게 시작했던 것과는 정반대 양상이다. 평년은 지난 30년간 기후의 평균적 상태다.
기상청은 3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6년 6월 기후특성’을 발표했다.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2.2℃로 평년(21.4℃)보다 0.8℃ 높아 1973년 이후 역대 7위를 기록했다. 다만 가장 더웠던 지난해 6월(22.9℃)보다는 0.7℃ 낮았다.
6월 1~4일 태풍 ‘장미’가 일본 남쪽 해상으로 북상하면서 고기압 가장자리의 따뜻한 공기 유입으로 기온이 크게 치솟았다. 특히 6월 18~20일에는 강화 원주 청주 등에서 6월 중순 하루 최저기온 극값이 새로 쓰였다. 그러나 6월 5~12일과 6월 20~26일에는 바렌츠해~북시베리아 부근에 발달한 블로킹의 영향으로 상층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평년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한 달 내내 널뛰기 양상을 보였다. 전국 폭염일수는 0.6일로 평년(0.7일) 수준에 그쳤다. 2024년과 2025년은 6월 전국 폭염일수가 각각 2.8일, 2.0일로 역대 1,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강수량도 크게 줄었다. 6월 전국 강수량은 95.4mm로 평년(148.2mm)의 64.9% 수준에 그쳤다. 강수일수도 6.9일로 평년보다 3.0일 적어 역대 하위 3위를 기록했다. 대체로 맑은 날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층 찬 공기와 하층 따뜻한 공기가 부딪히며 소나기가 잦았던 것이 특징이다. 특히 6월 19~20일 전국에 많은 비가 집중되면서 6월 강수량의 64.4%가 이 기간에 쏟아졌다. 동해안을 중심으로 △속초(170.1mm) △강릉(1시간 최다강수량 30.6mm) 등에서 6월 중순 극값이 경신됐다.
장마는 평년보다 늦게 찾아왔다. 제주도와 남부지방은 6월 30일, 중부지방은 7월 1일에야 장마가 시작됐다. 제주도는 1982년, 2021년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늦은 장마 시작이다. 지난해 열대 서태평양의 활발한 대류로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빠르게 확장해 장마가 예년보다 일찍(제주 6월 12일) 시작됐던 것과는 정반대 양상이다. 최종 장마철 시작·종료일은 9월 초 여름철 기후특성 발표 때 사후분석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바다도 뜨거워졌다. 6월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20.9℃로 최근 10년(2017~2026년) 중 2번째로 높았다. 지난해보다는 1.3℃ 상승했다. 특히 동해(평균 21.6℃)는 지난해보다 2.1℃, 남해(평균 21.8℃)는 1.3℃ 올라 각각 최근 10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5월까지 이어진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높은 해양 열용량과 따뜻한 해류의 지속적인 영향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해양 열용량은 일정 수심 범위의 바닷물이 저장하고 있는 열의 총량이다.
같은 시기 유럽은 정반대 상황을 맞았다. 6월 20일경부터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하루 최고기온이 40℃ 안팎까지 치솟는 기록적 폭염이 발생했다. 일부 지역은 관측 이래 가장 높은 6월 기온을 새로 썼다. 기상청은 “북대서양~유럽~서시베리아에 걸쳐 형성된 오메가(Ω) 형태의 블로킹이 열흘 가까이 정체되며 강한 하강기류로 기온을 끌어올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찬 공기 유입과 유럽의 폭염 정체가 사실상 같은 북반구 기압계 이상 유형에서 비롯된 두 얼굴인 셈이다. 블로킹은 대기 상층의 고기압이 한자리에 오래 멈춰서 주변 공기 흐름을 가로막아, 그 지역 날씨가 평소보다 오래 지속되게 만드는 현상이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지난해는 6월부터 폭염·열대야가 잦고 장마도 일찍 시작됐지만, 올해는 폭염이 평년 수준에 머물고 장마는 늦어졌다”며 “기후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이상기후 감시와 방재 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