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창업주 차남,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각

2026-07-03 13:00:32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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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vs모녀’→‘창업주일가vs신동국’ 구도 재편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차남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일부를 매각한다. 창업주 일가와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 간 경영권 갈등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임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주식 170만9788주를 다음달 5일부터 9월 3일까지 장외매도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처분 단가는 4만8000원으로, 총 매각 대금은 820억6982만원이다. 매도가 마무리되면 임 대표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177만4020주, 지분율은 기존 5.09%에서 2.59%로 낮아진다. 매각 물량은 창업주 일가의 우호세력으로 알려진 나우아이비 22호 펀드가 사들인다.

임 대표는 매도 공시와 동시에 낸 입장문에서 “아버님의 경영 철학과 뜻을 진정성 있게 이어가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어머니, 누님과 함께 ‘제약보국’이라는 아버님(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선대 회장)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회사의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대표는 “이 결정이 그룹 거버넌스 안정화에도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가 매각하는 지분과 임성기재단, 가현문화재단을 포함하면 창업주 일가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31.05%로 늘어난다. 모녀 우호 세력인 라데팡스(킬링턴유한회사) 지분 9.81%를 더하면 40.86%가 된다. 한양정밀화학 지분을 포함한 신 회장측 지분인 29.83%를 크게 웃돈다.

한미약품그룹은 2020년 8월 창업자 임성기 선대 회장의 사망 이후 상속세 문제로 모녀와 형제 간의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경영권 다툼 초기에 임 회장의 고향 후배인 신 회장이 형제(임종윤·임종훈) 편에 섰다가 이후 모녀(송영숙·임주현)와 손잡고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며 4자 연합을 결성했다.

하지만 신 회장이 지난해 한미약품 지분을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면서 다툼이 이어졌다. 모녀측은 사실상 지분 처분과 다름없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신 회장 자택과 지분 일부를 가압류했다. 이후 신 회장은 2137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통해 지분을 확대한 바 있다.

임종훈 대표가 이번 결정을 통해 신 회장이 아닌 가족의 손을 잡으면서, 분쟁 구도는 ‘형제 대 모녀’에서 ‘창업주 일가 대 신 회장’으로 재편됐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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