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한기연 한국조지메이슨대 경영학과
숫자와 가치 사이에서 기업 읽는 눈을 키웠어요
어릴 적 미술·예술 분야를 꿈꿨던 기연씨는 의류 브랜드와 전시 기획에 관심을 가지며 경영학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운영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출발했지만, 여러 교과 수업에서 기업의 의사결정과 리스크를 분석하며 ‘경영’이라는 학문 자체에 흥미를 느꼈다. 이후 ESG 경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탄소국경조정제도, 친환경 소비, AI와 자동화가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공부하며 관심을 넓혀갔다. 기업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경영의 재미를 발견해온 기연씨의 고교 생활을 들어봤다.
한기연
기업의 선택을 읽는 법
기연씨가 경영학에 대한 관심을 구체화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과목은 <국제경제>였다. 수업에서는 국제 무역과 환율 같은 경제 이론뿐 아니라 실제 기업 사례를 분석하고 발표하는 프로젝트를 주로 진행했다.
“<국제경제>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선생님께서 경영학을 전공하셔서 기업 사례를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셨거든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사례를 조사하면서 다른 항공사들의 합병 사례도 찾아보고 앞으로 기업 운영이나 인사 관리, 마일리지 제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분석해보기도 했어요. 또 딥시크 같은 AI 기업도 분석했는데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 선택에 어떤 리스크가 따랐는지 살펴보는 과정이 재밌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기업 경영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관심은 데이터 분석 분야로도 이어졌다. <확률과 통계> 수업에서는 기업의 데이터를 활용해 성과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활동을 진행하며, 수치를 바탕으로 기업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웠다.
“처음부터 회계나 재무에 큰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그런데 기업 사례를 조사하다 보니 매출이나 성장률, 시장 점유율 같은 데이터를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 <확률과 통계> 수업 때는 여러 프랜차이즈 기업의 데이터를 활용해 성과를 분석했는데, 같은 기업이라도 어떤 지표를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어요. 활동을 하면서 기업을 깊이 이해하려면 숫자를 읽는 힘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고, 그때부터 회계와 재무 분야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ESG로 넓힌 경영의 시야
기연씨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ESG 경영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환경 문제가 기업 경영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기업의 ESG 실천 사례를 분석하는 데서 출발해 탄소국경조정제도와 친환경 소비를 탐구하며, 환경 규제와 ESG 활동이 기업 전략과 소비자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ESG와 환경회계를 다룬 책을 읽으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기업이 이윤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환경이나 사회 문제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거든요. 특히 파타고니아나 맥도날드 같은 기업 사례를 조사하며 기업마다 ESG를 실천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어요. 탄소국경조정제도를 탐구하면서는 환경 문제가 기업 경영이나 무역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배웠고요. 3학년 때는 친환경 소비를 주제로 탐구했는데, 기업이 ESG 활동을 적극적으로 홍보해도 청소년들은 가격이나 브랜드 인지도를 더 중요하게 보는 경우가 많았어요. 좋은 가치를 실천하는 것만큼 그 가치를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어 <사회·문화> 수업에서는 알고리즘이 청소년의 문화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했다. 설문과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이 개인의 취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과 마케팅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저도 청소년이었지만 알고리즘의 영향을 그렇게 크게 받는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보니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SNS 알고리즘의 영향을 받고 있더라고요. 옷이나 화장품을 살 때도 추천 콘텐츠나 광고를 보고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았죠. 소비자의 선택이 기업의 마케팅이나 플랫폼 추천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이후 로봇 자동화와 AI 관련 탐구를 하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기술이 소비자의 선택뿐 아니라 기업의 운영 방식까지 바꿀 수 있겠더라고요. 앞으로는 AI가 단순 업무를 대신하는 만큼 사람은 어떤 전략을 세우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고민하는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 같아요.”
탐구의 조각을 모아 찾은 길
고교 3년 동안 다양한 경영 주제를 탐구해온 기연씨는 대학 선택 과정에서도 경영학 전반을 경험하며 적성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중요하게 고려했다.
“한국조지메이슨대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커리큘럼이었어요. 경영학과는 1학년 때 기초 과목을 중심으로 배우고, 2학년부터 여러 세부 분야를 경험할 수 있거든요. 처음부터 전공을 하나로 정하기보다 경영 전반을 공부하면서 제 적성을 찾아갈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또 학과 규모가 크다 보니 기업 연계 프로그램이나 공모전, 대외 활동 기회가 많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고요. 한국조지메이슨대를 목표로 정한 뒤에는 다른 수시 지원 카드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에세이와 어학 성적 준비에 집중했습니다. 요즘 가장 재미있게 듣는 수업은 기업 사례를 분석하는 케이스 스터디예요. 실제 기업이 중요한 의사결정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여러 관점에서 분석해보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대학에 와서 기업을 바라보는 시야도 더 넓어진 것 같아요.”
기연씨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넓은 관심 분야에서 시작해 점차 구체화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활동을 마친 뒤에는 그때의 역할과 배운 점을 바로 기록해두는 습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종합전형은 3년 내내 활동과 탐구를 이어가야 해서 쉽지 않은 전형이라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한 방향으로 길을 정하기보다는, 넓은 관심사에서 출발해 학년이 올라갈수록 조금씩 좁혀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는 브랜드나 기획에 관심을 가졌다가 기업 경영, ESG, 회계·재무 쪽으로 관심이 구체화됐으니까요. 그렇게 관심사를 발전시키면 활동들이 이어져 학생부도 훨씬 일관성 있게 채워지더라고요. 또 활동이 끝날 때마다 어떤 역할을 했고, 무엇을 배웠는지 바로 기록해두는 습관을 기르면 좋아요. 시간이 지나면 생각보다 많이 잊어버리더라고요. 그때 남겨둔 기록이 나중에 활동을 정리하거나 면접을 준비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취재 전지원 기자 support@naeil.com
사진 배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