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구연경 '미공개정보 이용' 2심 … 상속세 조회 놓고 공방
검찰 “상속세 부담이 투자 동기”
윤·구측 “공소사실과 무관” 충돌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수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부부 항소심에서 검찰이 구 대표의 상속세 부담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세무 당국에 사실조회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구 대표측은 사건의 본질인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와 무관하다며 반발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김인겸 성지용 전지원 부장판사)는 8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 대표 부부의 항소심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앞서 윤 대표 부부는 2023년 코스닥 상장사 메지온의 500억원 규모 제3자 유상증자 추진 정보를 사전에 이용해 구 대표가 6억5000만원어치 메지온 주식을 매수하고 1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미공개정보 전달을 입증할 직접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에서 검찰은 국세청을 상대로 구 대표의 상속세 부과액과 분할 납부 내역 등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 장녀인 구 대표는 2018년 부친 별세 이후 거액의 상속세를 부담하게 된 바 있다. 검찰은 구 대표가 메지온 주식을 매수한 시기와 상속세를 부담하던 시점이 겹치는 만큼 상속세 부담에 따른 자금 압박을 받고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겠다는 취지다.
검찰은 “직접증거가 없는 만큼 간접증거를 통해 범행을 입증해야 하는 사건”이라며 “당시 구 대표가 상당한 상속세 부담을 안고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재산 상태와 투자 동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구 대표측은 “상속세 규모가 미공개정보를 전달받아 주식을 매수했다는 공소사실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알 수 없다”며 “주식 부정거래 혐의 재판과 무관한 자료”라고 반발했다. 재판부는 관련 신청서가 제출되면 정보 조회 신청의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검찰이 제출한 참고자료의 성격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검찰은 수사보고서 15개를 참고자료 형식으로 제출했는데 윤·구 대표측 변호인은 “참고자료는 모두 1심에서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아 제외된 수사보고서들”이라며 “재판부에 선입견을 심어주려는 편법”이라고 주장하며 회수를 요구했다. 재판부 역시 “1심에서 채택되지 않은 증거자료가 포함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재판에는 검찰에서 예고한 대로 수사 검사의 공판 참석(직관)이 이뤄졌다. 당시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전영우 대전지방검찰청 형사4부장과 이승주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 부부장검사가 직접 출석했다.
재판부는 검찰 신청 3명의 증인 가운데 LG그룹 재산 관리를 맡았던 하범종 LG경영지원부문장 사장의 지시에 따라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진 이 모씨만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금융정보 제출 여부 등을 검토한 뒤 9월 9일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