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저가 주식양도’ 세금 공방
913억원 부과 … 5270억원 임대보증금 평가 논란
1심 법인세 패소·가산세 일부 취소 … 2심 재격돌
금호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계열사 주식을 시가보다 낮게 양도했다는 이유로 910억원대 세금을 부과받은 아시아나항공이 이를 취소해 달라고 제기한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주식가치 산정 방식을 놓고 과세 당국과 재충돌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윤강열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아시아나항공이 서울 강서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번 사건은 아시아나항공이 2016년 4월 당시 계열사였던 금호터미널 주식 100%(1000만4771주)를 박삼구 전 회장이 지배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인 금호기업에 2700억원에 양도한 거래에서 비롯됐다. 과세 당국은 이를 지배권 회복을 위한 ‘저가 양도’로 보고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해 주식 가치를 5788억원으로 산정했다. 이후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을 적용해 2016사업연도 법인세와 가산세 등 총 913억원을 부과했다.
소송의 핵심은 주식 매각 금액이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인지 여부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9월 “법인세 부과처분 가운데 766억897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한다”며 아시아나항공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아시아나항공이 금호기업에 금호터미널 주식을 양도한 것은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한 것에 해당하므로, 세무당국이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을 적용해 법인세를 부과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허위 자료 작성이나 위조 등 적극적인 부정행위는 인정되지 않아 부정과소신고 가산세 부과는 위법하다”고 봤다. 양측은 결과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광주)신세계백화점이 임대한 건물의 5270억원 임대보증금을 어떻게 평가할지와 이를 기초로 산정한 주식가치가 적법한 시가인지가 핵심 쟁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관련 형사사건에서는 1심 유죄, 2심 무죄가 선고돼 현재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변론에서 아시아나항공측은 “동일한 보증금을 두고 자산과 부채를 다르게 평가해 하루아침에 순자산가치를 3850억원이나 부풀린 것은 경제적 합리성이 전혀 없는 과세”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증금은 2013년 당시 롯데와 신세계의 과열 경쟁으로 일시적으로 비대해진 금액”이라며 “한국감정원의 담보가치 평가액 1066억원 등 객관적 시가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식 매매 당시 회계법인 감정평가를 거쳐 거래가 이뤄진 만큼 이를 배척한 1심 판단은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세무서측 대리인은 당시 작성된 주식가치평가보고서는 저가 양도를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신뢰할 수 없으며, 상증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른 과세가 적법하다고 맞섰다. 가산세 부분에 대해서도 “허위에 준하는 가치평가보고서를 이용한 만큼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동산 투자 자산이 많은 기업임에도 자산가치를 배제하고 장래 현금흐름에만 치중해 상증세법상 가치의 절반도 안 되게 주식 가치를 밀어붙였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임대보증금의 평가 적정성에 대한 추가 서면과 증거를 제출하도록 한 뒤 오는 10월 29일 2회 변론기일을 열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측은 해당 소송과 관련해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