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 토지매매 무효 “매매대금 반환해야”
무자격 종중 회장에 토지 매수, 무효 확정
대법 “종중 귀속된 대금은 돌려줘야” 파기
무자격 전임 회장이 종중 토지를 팔았다가 매매계약이 무효가 돼 종중이 토지를 돌려받았다면, 종중에 귀속된 매매대금은 매수인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최근 토지 명의자 A씨가 경주김씨 상촌공파 종중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종중의 전임 김 모 회장은 2015년 10월 종중을 대표해 경기 광주시 토지를 A씨에게 41억8500만원에 팔았다. 당시 김 전 회장은 이미 1심에서 회장 선임 결의가 무효라는 판결이 나온 상태였다.
김 전 회장은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이 인용되기 바로 직전 토지를 매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그가 관리하는 계좌로 매매대금을 송금받았다.
종중은 김 전 회장을 내쫓은 후 직무대행자를 선임하고 토지매매계약은 무효인 만큼 소유권을 반환 받아야 한다는 소송을 내 최종 승소했다.
A씨는 해당 소송 2심부터 반소를 제기해 매매대금은 종중이 부당하게 취한 이득이므로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과 2심은 이 사건 매매계약은 원고의 적법한 대표자나 임원으로 볼 수 없는 김 전 회장과 이사들의 이사회 결의에 기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판단했다.
2심은 A씨가 종중을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는 반소에 관해서는 원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매매대금 상당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기각했다.
그런데 대법원은 A씨 등이 소유권이전 등기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는 판단을 유지하면서, A씨의 반소 주장 역시 받아들여 종중이 토지 매매대금 일부를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대법원은 “A씨가 지급한 매매대금 중 상당 부분이 종중 대표자로 볼 수 있는 직무대행자에게 지급됐거나 종중을 위해 사용됐다면 종중에 그 이득이 실질적으로 귀속됐다고 볼 수 있다”며 “종중은 그에 상응하는 부당이득반환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계약상 채무의 이행으로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급부를 행했는데 그 계약이 무효이거나 취소돼 효력을 갖지 못하는 경우 당사자들은 각기 상대방에 대해 계약이 없었던 상태의 회복으로 자신이 행한 급부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법리를 들었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A씨가 패소한 반소 부분을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하고, A씨와 나머지 피고의 본소 상고는 기각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