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당권 다툼, 때 이른 차기 경쟁…골병드는 보수

2026-07-13 13:00:08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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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한동훈·안철수·오세훈·이준석 뒤엉켜 ‘난타전’

선거 직후 상승했던 국힘 지지율, 내분 커지자 다시 하락

국민의힘의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장동혁 사퇴’를 놓고 지루한 힘겨루기를 펼치더니, 벌써부터 차기 당권주자·대선주자들이 뒤엉켜 난타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하다못해 당 대표와 원내대표까지 엇박자를 노출했다. 당이 사분오열 양상을 빚으면서 6.3 지방선거 직후 깜짝 상승했던 당 지지율도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물 마시는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왼쪽)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이자 대선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은 12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겨냥해 “이제 우리 당에는 얼씬도 하지 말기 바란다. 복당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지난 8일 추경호 대구시장의 재판에 출석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국회가 아닌 당사로 모이라고 처음 공지한 인물이 한동훈 당시 대표로 안다”고 증언했다가, 한 의원과 진실공방을 벌여왔다. 안 의원은 “한 의원이 당 밖에 있는데도 이 정도인데, 그가 복당하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지 불 보듯 뻔하다”며 “당 전체는 계파 갈등과 소모적 내전에 빠질 것이며, 총선 승리는 엄두도 못 내는 파국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당권 또는 대선의 잠재적 경쟁자인 두 의원의 전초전으로 해석했다.

한 의원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도 한바탕 붙었다. 한 의원은 지난 10일 지방선거 당시 피습 자작극 혐의로 구속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와 관련 “경찰과 개혁신당은 ‘자작극이라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밝히고 선거 전에 알았다면 부산시민의 참정권을 침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전혀 몰랐다”며 “한 의원이 거기에 대해 계속 언급하는 이유는 다른 정치적 이유일 것이라 생각한다. 원래 직업이 뭔지 알지만, 그런 식으로 삐딱한 눈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대표적인 보수 차기주자로 꼽힌다.

역시 보수진영 차기주자로 분류되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장동혁 대표도 지방선거 전부터 연신 충돌하고 있다. 오 시장은 선거 때는 장 대표의 지원유세를 거절하더니, 선거 이후에는 장 대표의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장 대표는 당선된 오 시장을 포함한 ‘전면 재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당의 얼굴인 대표와 원내대표까지 엇박자를 노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12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당원이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한다면 정당 국고보조금을 전부 거부해야 한다”며 ‘국민정당론’을 제기했다. 장 대표는 즉각 반박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국민의힘은 ‘당원 중심정당’을 지향한다. 그래서 당원이 선택한 당 대표의 거취나 해당행위자에 대한 징계는 당원의 뜻이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며 ‘당원정당론’을 주장했다.

장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친한계·‘대안과 미래’를 주축으로 하는 비당권파의 ‘장동혁 사퇴’ 공방은 지난해 말부터 지루하게 이어져오고 있다. 장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앞세워 내년 8월까지인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인 반면 비당권파는 6.3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반복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당 윤리위가 조만간 비당권파를 겨냥한 ‘징계 칼’을 휘두르면 양측의 충돌은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당권파-비당권파의 갈등 △당권주자 또는 차기주자끼리의 충돌 △대표-원내대표 엇박자까지 사분오열되는 모습을 노출하면서 6.3 지방선거 직후 깜짝 상승했던 당 지지율은 다시 꼬꾸라지는 모습이다. 한국갤럽 조사(7~9일, 무선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민주당 42%, 국민의힘 24%로 나타났다. 지방선거 직전인 5월 셋째 주 조사에서 22%에 머물렀던 국민의힘 지지율은 선거 직후인 6월 둘째 주 조사에서 29%로 깜짝 상승했지만, 이후 다시 하락세를 타면서 7월 둘째 주 조사에서 24%를 기록한 것이다. 리얼미터 조사(9~10일, 무선자동응답,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에서 민주당 44.8%, 국민의힘 38.1%를 기록했다. 양당의 격차는 오차범위 밖이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직후인 6월 둘째 주 조사에서 민주당에 역전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타면서 재역전 당했다. 선거 직후 극대화된 분열상이 보수지지층의 이탈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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