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등록 코앞인데…민주 전대 ‘계파 갈등’ 격화

2026-07-13 13:00:05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후보 등록 3일 앞두고 선호투표제 결론 못내

선출직 청년최고위원 놓고 지도부 시각차

정청래 13일 출마 선언 … 계파 신경전 고조

더불어민주당의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갈등을 키우는 변수가 이어지고 있다. 당 대표 선출방식을 놓고 1주 넘게 공방을 이어가고,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 도입을 놓고 최고위 안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당권경쟁이 고조되면서 계파별 신경전이 당 내분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자리에 모인 민주당 당권 주자들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LDC)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주자들과 자치분권회의 상임대표인 박승원 광명시장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 부터) 정청래 전 대표, 송영길 의원, 김민석 전 총리, 박승원 광명시장, 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강진군 의원.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1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에 참석한 민주당 당권 주자들은 정견 발표와 함께 상대 주자에 대한 견제에 집중했다.

김민석 전 총리는 “공식 출마 선언도 안 하신 분이 정견 발표를 하며 사실상 출마 선언을 한다”며 정청래 전 대표의 최근 행보를 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이어 “선거 총괄본부장을 가장 많이 맡아 세 번의 큰 선거를 모두 승리한 경험이 있다”면서 “내가 대표가 되면 3개월 안에 (국민의힘과) 확실하게 격차를 벌려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 체제의 ‘지방선거 참패 책임론’을 거론하며 총선 승리를 위해 리더십 교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기해 왔다.

정 전 대표는 “출마 선언하는 분들이 저를 다 공격해 많이 아프다”며 “2대 1, 3대 1로 싸우는 것은 불공정하지만 맞을 것은 맞되 정당방위는 확실히 하겠다”며 정면대응을 선언했다. 그는 특히 김 전 총리와 주고받은 ‘자기 정치’를 꺼내며 반격했다. 정 전 대표는 과거 자신이 공천 배제(컷오프)됐을 때 탈당하지 않고 당을 지켰던 이력을 강조하며 “선거 때 탈당해 남의 당을 돕는 것이 최악의 자기 정치이며 나는 한 번도 자기 정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13일 오후 당 대표 연임을 위한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송영길 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성과를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노무현정부 시절 추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당시 여당 내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특위 위원장을 맡아 성과를 냈다면서 “우리는 작가의 평론이나 이념을 주장하는 알리바이성 개혁이 아니라,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민정 의원은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 등 현안에 여당다움이 필요하다며 차별화를 꾀했다. 그는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를 겨냥해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노선과 관련해 “책임정치의 실종이야말로 우리가 넘어야 할 적”이라고 강조했다. 30대 청년 평당원인 김보미 후보는 “화염병과 짱돌 들고 싸우던 분들이 정치를 독점해 당을 퇴보시켰다”고 주장했다.

당 안에선 이날 신경전이 전당대회 본경선에서 형성될 갈등 전선의 예고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 초선의원은 “당권경쟁이 워낙 치열해지면서 지방선거 평가·탈당 전력·여당 책임 정치·체감 성과 등 꺼내드는 이슈마다 불꽃이 튈 것 같다”고 말했다.

당권 경쟁의 긴장감은 전당대회 선거 규칙을 둘러싼 갈등으로 이어졌다. 전당대회준비위가 제안한 당 대표 선호투표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최고위는 12일 밤 비공개 최고위를 열었으나 당 대표 선출 방식을 결정하는 데 실패했다. 선호투표제를 지지하는 친명(친이재명)계와 결선투표제를 주장하는 친청(친정청래)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2일 밤 최고위 후 “15일 오전 최고위에서 결정을 끝내겠다는 나름의 로드맵을 수립한 상태지만 내일(13일) 관련 논의를 위한 비공개 최고위 개최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선호투표제는 3명 이상 후보가 출마할 경우 투표자가 1~3순위 후보를 한꺼번에 기재하는 것을 말한다.1차 집계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하위 후보를 제외하고 해당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다음 순위 표를 남은 후보에게 이전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해 당선자를 정하는 제도다. 전준위가 지난 7일 당 대표 선거를 선호투표제 방식으로 치르기로 의결한 후 친청계 인사들이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반발했고 전준위는 지난 9일 “당헌·당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당 안팎에선 선호투표제가 도입될 경우 김 전 총리와 송 의원 사이에 후순위 표를 주고받는 연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적으로 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할 최고위원회 내부의 이견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7명의 최고위원 가운데 친청계 인사가 4명이다. 친청계인 문정복 최고위원은 “3일의 시간을 남겨놓고 당규까지 개정하자는 것은 ‘어느 팀’에서 요구하는 제도를 고착시키기 위한 빌드업이라 생각한다”며 “당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절차 없이 진행한다는 점에서 저희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예상되는 특정 후보와 합의한 것처럼 (선호투표제를) 강력하게 밀어붙이는지 납득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친명계는 선호투표제 도입에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송영길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선호투표제는 지난해 7월 당무위원회가 결정하고 이번에 전준위가 다시 의결한 사항”이라며 “국회의장 선거도 이같은 방식으로 치렀는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김 전 총리도 전날 “최고위는 조속히 전준위 의결 사항을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제 도입도 논란이다. 청년정치 지원을 위한 청년 최고위원 도입에 찬성했던 민주당내 인사들이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제’에는 동의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 최고위원은 선출직 5명과 지명직 2명으로 구성되는데 선출직 한 자리가 청년 몫으로 배정될 경우 기존 최고위원 출마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진다. 전당대회에 직면해 선출직으로 청년 지도부를 뽑는 대신 공모·선출 과정을 거쳐 최고위원 후보를 선정한 후 대표가 지명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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