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민선 8·9기 비전간판 ‘공존’ 택했다
전임 도정 계승 원칙
예산 30억 절감 효과
민선 9기 충남도의 ‘전임 도정 계승’ 원칙이 관심을 끌고 있다. 단체장이 바뀌면 ‘전임 단체장 지우기’에 나서는 게 대부분 지방정부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13일 충남도에 따르면 충남도 본청 정문과 관문에는 민선 8기 도정 비전이었던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 간판이 그대로 유지돼 있다. 민선 9기 도정 비전은 ‘통하는 충남’이다. 과거 새로운 도정이 출범할 때는 지사 이·취임 사이 야간시간대를 이용해 도 본청과 사업소 곳곳에 붙어있는 도정 비전 간판을 모두 교체했다.
모든 비전 간판을 유지한 것은 아니다. 충남도에 따르면 대부분이 바뀌었지만 정문격인 본청 북측 지하주차장 입구와 고속·시외버스 정류소 인근, 제1의 관문격인 홍복터널 등 7곳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 같은 방침은 박수현 충남지사가 취임 전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 좋은 문구 아니냐”며 비전 간판 교체를 최소화하고 홍복터널 등에 있는 입체간판 등은 그대로 두자고 제안하면서 결정됐다. 민선 8기와 민선 9기가 충남도청에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충남도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박수현 지사의 ‘전임 도정 계승’ 원칙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박수현 충남지사는 지난 1일 취임사에서 “우리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한 피땀어린 몸부림은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양승조 38대 지사의 ‘복지충남’, 우리 지역에 정부와 기업의 많은 투자를 이끌어낸 39대 김태흠 지사의 ‘힘쎈충남’으로 이어졌다”며 “지난 도정의 역사는 모두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지난 도정들을 계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절보다는 계승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새로 단체장이 취임하면 ‘전임 단체장 지우기’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같은 정당 안에서도 계승보다는 단절에 방점을 찍는다. 하지만 충남도의 경우 박수현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전임이었던 김태흠 지사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정당마저 다르다.
충남도는 집기 승용차 등은 물론 심지어 남아있는 도정신문 민선 8기 발송비닐까지 2개월간 사용하기로 했다. 충남도는 이로 인해 30억원 안팎의 예산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간판을 당장 없애지 않은 것은 충청의 넉넉함과 도정계승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