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까지 합의 없으면 발전소 공격”

2026-07-15 13:00:03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트럼프, ‘호르무즈 통행료 20%’ 하루 만에 철회 … 미, 대이란 해상봉쇄 돌입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이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해상봉쇄를 재개하고 이란 남부 해안 지역을 추가로 공습했다. 이란은 바레인과 쿠웨이트의 미군기지를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공격하며 맞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주까지 종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14일(현지시간) 오후 4시를 기해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해상봉쇄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현재 중동 전역에서 미 해군 전함 20척 이상과 군용기 수백 대가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군은 봉쇄 개시 한 시간 전인 오후 3시부터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에도 나섰다. 중부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공격에 동원되는 이란의 군사 능력을 약화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밝혔다. 해상봉쇄로 이란산 원유 수출과 해상 물류를 차단하는 동시에 공습을 통해 연안 군사시설을 파괴해 이란의 군사·재정 기반을 함께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날 후제스탄주와 호르모즈간주, 부셰르주 등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 연안의 주요 거점들이 잇따라 미군의 공격을 받았다.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부셰르시의 4개 지점과 군사·상업 요충지인 반다르아바스 서부, 게슘섬 등이 피격됐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호르모즈간주의 민가가 공격받아 일가족이 숨졌다고 보도했으나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핵심 석유·화학산업 시설이 밀집한 후제스탄주의 아바단과 마샤르 인근에도 발사체가 떨어졌으며, 안디메시크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고 현지 당국은 밝혔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바레인의 셰이크 이사 기지와 쿠웨이트의 알리 알살렘 기지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혁명수비대는 미군 함정과 항공기 부품 보관시설, MQ-9 드론 운용시설 등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 국방부는 탄도미사일 1발과 순항미사일 5발, 드론 33기를 탐지해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해군 함정 1척이 피해를 보고 군인 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바레인 당국도 이란에서 날아온 다수의 발사체를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군사행동이 계속되는 한 중동 지역의 원유와 가스 수출을 전면 통제하겠다고 위협했다. 혁명수비대는 “단 한 방울의 원유와 가스도 외부로 수출되지 못할 것”이라며 미군의 공격이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Fox News)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접촉했다고 밝히면서도 “다음 주까지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으면 발전소와 교량을 모두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나흘째 이어지는 공습에 대해서도 “내가 그만됐다고 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발표했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화물가액 20% 통행료’ 방침은 하루 만에 철회했다. 그는 중동 국가 지도자들과의 협의를 거쳐 통행료 대신 이들 국가가 미국과 체결하는 무역·투자 협정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동맹국 지도자들이 전화를 걸어 다른 방식으로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행료라는 개념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미국이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위해 해협을 지키면서 아무런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달 이란과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에 따라 해상봉쇄를 풀고 핵 협상과 긴장 완화를 추진했으나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공격이 잇따르자 이란이 합의를 위반했다며 군사작전을 재개했다. 이란은 미국이 먼저 제재 완화 조치를 철회하고 자국 영토를 공격해 합의를 파기했다고 맞서고 있어 충돌의 책임을 둘러싼 양측 공방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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