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신약 중심 제약사’ 승부수…비만치료제·항체약물결합체 파이프라인 강화

2026-07-14 13:00:11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유노비아 흡수합병으로 연구개발 역량 일원화

AI 플랫폼 도입으로 신약 개발 기간 단축 추진

일동제약이 그룹 차원의 연구개발 체계를 전면 재편하며 ‘신약 중심 제약사’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일동제약에 따르면 그동안 신약 연구개발을 자회사 중심으로 운영했던 구조에서 벗어나 일동제약 본사를 중심으로 R&D 자산과 연구 인력을 통합하는 한편, 단기 수익성과 장기 혁신을 동시에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을 내세웠다. 여기에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까지 도입하면서 연구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2025년 연결기준 매출 5669억원을 기록했다. 연구개발비로 365억9100만원을 투자해 매출의 약 6.54%를 R&D에 투입했다. 위식도역류질환, 대사성질환, 호흡기질환 등 미래 성장 분야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연구개발 조직 통합, ‘일동 중심 체제’ 구축 = 이번 전략 변화의 핵심은 연구개발 조직의 통합이다.

일동제약은 그동안 신약 연구개발을 담당했던 자회사 유노비아를 흡수해 연구개발 자산을 모두 내재화했다. 이를 통해 연구 프로젝트가 조직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연속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동시에 연구와 사업화의 연결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아이디언스와 아이리드비엠에스 등 그룹 내 연구개발 계열사도 ‘일동그룹 R&D’ 체계 아래 운영해 연구개발 과제 관리와 자원 배분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기존에는 연구개발 조직이 분산돼 있었지만 앞으로는 일동제약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의사결정과 사업 전략을 일원화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투자 효율성도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다.

새로운 R&D 전략은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을 위한 ‘지속 성장 전략’이다. 일동제약이 강점을 보유한 소화기, 심혈관, 대사질환 분야에서 비교적 상용화가 빠른 개량신약 개발을 확대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는 글로벌 혁신 신약 시장을 겨냥한 ‘미래 성장 전략’이다. 표적단백질분해(TPD), 항체약물결합체(ADC), xRNA 기반 치료제 등 차세대 플랫폼 기술을 적극 육성하고,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벤처와의 오픈이노베이션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전문의약품 중심 기업에서 플랫폼 기반 신약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동제약 연구원의 연구활동 모습. 사진 일동제약 제공

◆차세대 신약개발 플랫폼 본격 가동 = 일동제약은 미래 성장 프로젝트인 ‘Project MARS II’도 본격 추진한다. Project MARS는 그동안 글루카곤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와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했던 연구 프로젝트다. MARS II는 기존 성과를 바탕으로 차세대 신약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연구 플랫폼 역할을 맡는다.

특히 기존 성공 경험을 체계화해 새로운 신약 후보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이번 전략 가운데 눈에 띄는 부분은 AI 도입이다. 일동제약은 AI를 활용해 후보물질 발굴 기간을 기존 평균 4~5년에서 1~2년 수준까지 단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약물 구조 최적화와 독성 예측 등을 AI가 수행함으로써 개발 기간을 줄이고 연구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제약업계 전반이 AI 기반 연구개발 경쟁에 뛰어드는 가운데 일동제약 역시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생산성 혁신에 나선 것이다.

◆비만 치료제 ‘ID110521156’ 기대 = 일동제약의 핵심 파이프라인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후보는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ID110521156’이다.

이 후보물질은 기존 주사제와 달리 먹는 약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제조 효율성과 복약 편의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특히 약효가 18시간 이상 유지되면서 체내 축적성이 낮아 장기 복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최근 완료된 임상 1상에서는 4주간 최대 13.8%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으며 위장관 부작용과 간독성 등에서도 중대한 이상반응이 확인되지 않아 향후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위식도역류질환·파킨슨병 치료제 속도 =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파도프라잔’도 일동제약의 대표적인 성장축이다. 현재 대원제약과 공동 개발 중이며 미란성 및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1상에서는 빠른 약효 발현과 우수한 위산 억제 효과를 확인했으며 간독성과 약물상호작용 가능성도 낮게 나타났다. 임상 2상에서도 기존 치료제 대비 높은 점막 치유율과 증상 개선 효과를 보여 상업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밖에도 파킨슨병 치료를 목표로 하는 A1·A2A 수용체 길항제도 주요 혁신신약 과제로 개발 중이다.

일동제약 아로나민 시리즈. 사진 일동제약 제공

◆ADC·TPD 플랫폼, 미래 성장축 = 그룹 계열사들의 연구개발도 미래 성장의 중요한 축이다. 아이리드비엠에스는 류마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TPD 분자접착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ACKR3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Ago-PAM 기전의 혁신신약 후보는 염증성 면역세포 침윤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항암 전문기업 아이디언스는 차세대 PARP 저해제 ‘베나다파립’을 비롯해 pan-KRAS 저해제와 ADC 플랫폼을 확보했다.

베나다파립은 미국 FDA 희귀의약품 지정과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으며 한국과 미국에서 위암 대상 임상 2a상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EAEU와 GCC 지역에 약 7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사업화 가능성도 입증했다.

◆안정적 수익과 혁신신약 두 마리 토끼 =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을 고르게 보유하고 있다.

대표 품목인 아로나민은 2025년 별도 기준 매출 714억76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12.77%를 차지했다. 피레스파 모티리톤 넥시움 등 도입 및 자체 품목들도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생산은 안성공장과 청주공장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 생산시설 평균 가동률은 67.06% 수준이다.

이번 R&D 전략은 단순히 신약 파이프라인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그룹의 연구개발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에서 안정적인 현금을 창출하는 동시에 GLP-1 비만 치료제, P-CAB, ADC, TPD 등 글로벌 시장성이 높은 혁신신약을 육성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연구개발 조직 통합, AI 기반 신약개발, 오픈이노베이션 확대를 하나의 축으로 연결한 점은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제약산업에서 일동제약이 ‘R&D 중심 혁신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동제약이 이러한 전략으로 임상 성과와 기술이전, 상업화로 성과를 이어간다면 기존의 중견 제약사를 넘어 혁신신약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것으로 전망된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김규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