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혁신, 정의부터 확립해야”
과거처럼 특정 기술 개발에 국한되면 한계
“민관이 위험 함께 분담해야 상용화 가속화”
“최근 관심이 높아지지만 정작 기후테크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기후테크 범위나 분류를 어떻게 할지 등 통일된 체계가 없는 상황입니다.”
14일 박환일 국가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서울 명동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제1회 인공지능 시대의 기후테크 혁신 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 “인공지능과 디지털전환이 기후테크 혁신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에 대한 분석이 미흡하다”며 “인공지능 시대의 기후테크 혁신을 어떻게 정의할지부터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3년 당시 대통령 직속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기후테크를 온실가스 감축 기술(기후완화기술)이나 기후변화 피해 저감 기술(기후적응기술)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으로 정의한 바 있다. 또한 기후테크를 △클린테크 △카본테크 △푸드테크 △에코테크 △지오테크 등 5개 분야로 분류했다.
클린테크는 재생·대체 에너지 생산 및 분산화 해결책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카본테크는 공기 중 탄소포집·저장 및 탄소 감축기술을 개발하는 분야다. 푸드테크는 식품 생산·소비 및 작물재배 과정 중 탄소 감축을 추진하는 기술을 뜻한다. 에코테크는 자원순환이나 저탄소원료 및 친환경제품 개발에 초점을 둔다. 지오테크는 탄소관측·점검 및 기상정보를 활용해 사업화하는 기술이다.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김포시갑)이 6월 8일 대표 발의한 ‘기후테크 산업 육성 및 혁신 생태계 조성에 관한 특별법안’의 경우, 기후 회복력 강화와 온실가스 감축·제거 및 기후적응에 기여하는 기술을 기후테크로 정의했다.
홍종인 중앙대학교 화학과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은 기후테크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도 관련 기술개발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과거에는 기후테크를 온실가스 감축 중심으로 국한했다면 최근에는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에 기여하는 모든 해결책을 포함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범수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기술과장은 “기후테크 범위가 굉장히 넓다”며 “기후가치를 어떻게 평가할지 고민 중이고 많은 기업들이 겪는 초기 시장 진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제도를 설계 중”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공공-민간 파트너십(PPP)은 공공의 정책 신호와 민간의 역량을 결합해 기후테크의 △실증△기반시설 구축 △상용화 확산을 가속화하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기후테크는 기술개발은 물론 위험을 서로 분담해 나가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지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은 “기후변화와 함께 새로운 기술들이 출현하면서 성공방정식이 더 복잡해진다”며 “새로운 혁신은 기술만으로 되지 않고, 기업 정부 학계 등 각각의 영역에서 노력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대균 국가녹색기술연구소장은 “우리는 인공지능전환(AX)와 녹색전환(GX)이라는 두 개의 거대한 전환에 직면하고 있다”며 “인공지능이 기후위기 혁신에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와 함께 기후변화 대응에 큰 도전 과제를 던질 거라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담이 될지 도움이 될지는 우리가 하기 나름”이라며 “결국 기술과 사회를 연결하는 방법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