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재판·발언 제지…오세훈 ‘호사다마’
사상 첫 서울시장 5선 달성 … 차기 경쟁에서 선두권
윤석열, 명태균 재판 1심 유죄 … 오 시장 1심에 촉각
14일 국무회의서 발언 시도했지만 두 차례 제지당해
호사다마(好事多魔). 좋은 일에는 방해되는 일이 많이 생긴다는 뜻이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을 지켜본 이들은 “호사다마라는 표현이 떠오른다”는 관전평을 내놓는다.
오 시장은 6.3 지방선거에서 사상 초유의 5선 서울시장이 됐다. 전례도 없지만, 앞으로도 나오기 힘든 대기록으로 꼽힌다. 5선 달성 덕분에 오 시장은 차기경쟁에서도 단숨에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한국갤럽(6월 9~11일, 무선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차기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오세훈 9%, 한동훈 8%, 조 국 7%, 김민석 5%, 장동혁 3% 등으로 나타났다. 오 시장은 3개월 전 조사에서 1%에 불과했지만, 5선 달성을 계기로 급등세를 탄 것이다.
하지만 5선 달성 직후부터 유쾌하지 않은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서울을 비롯한 전면 재선거를 요구하면서 오 시장의 심기를 건드렸다.
지난 1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은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민중기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2021년 4월~2022년 3월 여론조사를 58차례(2억7000만원 상당) 무상으로 받고, 그 대가로 2022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도와준 혐의로 기소했다.
문제는 오 시장도 비슷한 사건으로 기소된 상태라는 것. 민중기 특검팀은 오 시장에 대해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10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측근인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통해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비용 3300만원을 대납하게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했다. 특검팀은 결심공판에서 오 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33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상태다. 1심 선고는 오는 22일 열린다. 오 시장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지만, 오 시장에게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1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명태균 사건에 오 시장이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14일에는 11개월 만에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제지당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 전 “이재명 대통령에게 부동산 민심을 전달하겠다”며 의욕을 내비쳤지만, 한성숙 국무총리가 “이 건에 대해서는 국민 대토론회가 예정돼 있다”며 발언권을 주지 않아 침묵을 지켜야 했다. 오 시장은 공개회의 말미에 발언권을 얻어 부동산 얘기를 다시 꺼내려 했지만 이 대통령이 “그 얘기는 나중에 하시죠”라고 제지하는 바람에 실패했다.
보수야권 인사는 14일 “이 대통령도 숱한 견제와 악재를 극복하고 집권에 성공했다. 오 시장도 이번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