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캐나다산 원유 수입 4배 급증

2026-07-15 13:00:04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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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계기로 공급망 재편 가속 … 가격보다 에너지안보 우선

중동전쟁을 계기로 국내 정유업계가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줄이고 캐나다산 원유 도입을 크게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다다 원유 기본관세도 철폐 = 블룸버그통신은 15일 시장조사업체 보텍사 자료를 인용해 2분기 한국의 캐나다산 원유 수입량이 하루 평균 6만1000배럴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1분기 1만7000배럴보다 약 4배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캐나다산 원유 도입 확대는 중동정세 불안과 함께 제도적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과 캐나다 앨버타주는 4월 캐나다산 원유에 적용되던 3%의 기본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

무엇보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공급선 다변화를 앞당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시 휴전이 무산된 이후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이란의 원유 수출 봉쇄를 재개하면서 아시아 각국은 페르시아만산 원유를 대체할 공급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캐나다 중질유, 중동산과 성상 유사 = 시장에서는 이번 변화가 전쟁 종료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셀리나 황 S&P 글로벌에너지 북미 원유시장담당 이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길어질수록 한국 정유사들은 캐나다산 원유에 익숙해질 것이며, 페르시아만산 원유 수입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간헐적으로 개방과 폐쇄를 반복하는 상황은 정유사들에게 공급망의 신뢰 자체를 흔드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캐나다산 원유의 한국 수출 확대 논의는 전쟁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정유업계는 캐나다뿐 아니라 미국산 원유 도입도 확대하는 한편 중남미 국가로도 수입선을 넓히며 원유 조달처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캐나다산 중질유는 기존 중동산 중질유와 성상이 비교적 유사해 국내 정유사의 설비에서 활용하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설비투자를 크게 늘리지 않고도 일정부분 대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다.

◆북미 원유는 단기적으로 물류비 부담 증가 = 다만 캐나다산 원유 중심의 조달 구조가 완전히 자리 잡을지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로힛 라토드 보텍사 원유시장 애널리스트는 “한국이 그동안 캐나다 밴쿠버를 통한 원유를 제한적으로 수입해 왔다”며 “향후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될 경우 다시 이라크산 원유 구매를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공급선이 북미로 확대되면 운송거리가 길어지는 만큼 물류비 증가와 선박 확보 비용 등은 새로운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결국 국내 정유사들은 국제 유가뿐 아니라 운임과 운송 기간, 지정학적 위험을 함께 고려하는 조달 전략을 운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원유 구매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여전히 가격과 정제마진이지만 중동전쟁 이후 공급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고려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원유도입 다변화는 단기적으로 운송거리 증가에 따른 물류비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특정 지역의 공급차질에 따른 가격 급등 위험을 줄여 장기적으로는 원가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차원에서도 이번 변화는 에너지안보 강화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와 중남미 등으로 원유 수입선을 다변화할 경우 특정 지역의 분쟁이 국내 에너지수급에 미치는 충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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