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상임위 공백 장기화…민주당 ‘독주’보다 ‘압박’에 무게

2026-07-15 13:00:08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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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상임위원장 번갈아 선택’ 입법 제안

민생 법안 계류·현안 대응 필요성 집중 여론화

의장실로 향하는 여야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조정식 국회의장 주재 원 구성 관련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22대 후반기 국회의 상임위 공백이 이어지면서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가져가는 ‘독주’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당 내부에서는 국민의힘이 원하는 ‘독주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민생 입법을 앞세워 국민의힘을 압박하는 전략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요청한 제헌절 전까지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5일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이 무리하게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차지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며 “우선은 최대한 국민의힘이 상임위 구성에 나설 수 있도록 압박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끝내 국회 정상화를 외면한다면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중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은 즉시 원 구성에 협조하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후반기 국회가 열린 지 한 달 만인 지난달 30일 18개 중 11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먼저 차지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며 자당 몫으로 남겨진 7개 상임위원장을 추천하지 않고 있다.

조 의장은 제헌절인 이달 17일 이전에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전날 여야 원내지도부 협상도 성과 없이 끝났다.

국민의힘은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라’며 상임위 참여를 거부했고, 이를 철회하기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하다. 하지만 앞의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힘에게 줄 만한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다음 23대 국회부터 제1당이 국회의장을 가져가면 제2당이 다음 상임위원장을 선택하는 등 순차적으로 상임위원장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법제화하자는 이야기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법제화 부분을 수용하면 법사위원장 포기도 고려하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도 했다. 하지만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툭 던지는 말이었지 의미 있는 토론과 협의는 아니었다”며 선을 그었다.

21대 전반기 국회와 같이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가져갈 것인지, 22대 전반기 국회처럼 민주당이 우선 11개를 가져간 후 국민의힘이 7개를 챙길지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순차적으로 거대 양당이 제 몫을 가져가는 ‘22대 전반기 국회’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21대 전반기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18개를 먼저 가져간 후 1년이 지난 후에야 국민의힘에 7개 상임위를 넘겨줬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압박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들어갔다. 민주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에서는 법안소위 등 법안 심사에 착수해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행안위 민주당 의원들은 경찰의 은폐 의혹이 제기된 ‘장윤기 사건’에 대한 신속한 진상 규명을 위해 국민의힘이 원 구성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국민의힘 몫으로 남겨놓은 상임위의 민주당과 진보진영 소수 야당들은 ‘민생 입법을 방치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소속 민주당 의원 등은 “메가특구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산업 전반의 제조업 AX를 위한 제도적 지원과 고물가·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민생 대책을 꼼꼼히 다듬어야 할 중차대한 골든타임”이라며 국민의힘을 향해 “헛된 정쟁을 버리고 국민과 경제를 위해 지금 당장 상임위 문을 열자”고 제안했다.

또 다른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7월과 8월까지는 사실 큰 안건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국정감사나 예산안 심사가 중요하다고 보면 당장 원 구성에 들어올 만큼 다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민주당 역시 독주 프레임으로 당장 법안을 통과시킬 만큼 절실한 부분은 없다고 할 수 있다”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21대 전반기와 같이 18개 상임위를 먼저 가동하고 국민의힘이 보이콧을 이어간다면 역풍이 불 수도 있다”고 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빠르게 들어올 것 같지는 않아 제헌절 전에 원 구성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다음 주에 가봐야 방향이 좀 잡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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