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낭비성 예산 과감히 수술…지출구조조정 50조 목표”
기획예산처, 예산편성 초기부터 여당 의견 수렴하는 이례적 당정협의 개최
역대최대 800조원대 예산안 될듯 … 반도체 호황에 국세수입 500조 넘는다
지출효율화로 확보한 재원, 3대 메가프로젝트·지방성장·미래대응기금 재투자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편성과정에서 50조원 규모의 대대적 지출구조조정을 추진한다. 국가 세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저성과·비효율 사업을 과감히 덜어내고 미래 성장동력과 민생회복에 재정을 전략적으로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예산처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2027년도 정부 예산안 당정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재정운용 방향과 주요예산 배정방안을 논의했다. 정부가 8월말 예산안 최종 편성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초기단계에서 여당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반영하기 위해 만든 자리다. 통상 예산안 당정협의는 정부안 발표 직전에 한차례 요식행위로 열려왔다.
◆역대 최대 지출구조조정 예고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올해 내년도 예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역대 최고의 지출구조조정이 동반된다”며 강도 높은 재정 체질 개선을 시술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박 장관은 “이미 지난해 25조원의 재량지출과 사상 최초로 2조원의 의무지출을 구조조정해 올해 예산안에 반영한 바 있다”며 “올해 또 대규모 지출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지난 3월 재량지출의 15%, 의무지출의 10%를 절감하는 지출효율화 지침을 각 부처에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지출구조조정 목표는 50조원”이라며 “역대 반도체 호황으로 최고 수준의 추가 세수가 들어올 예정이지만, 세수가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비효율적이거나 낭비적인 저성과 사업을 좌시할 수는 없다. 구조조정은 계획대로 원칙적으로 단행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는 구조조정으로 마련된 재원과 세수 증대분을 ‘미래대응기금’으로 흡수해 청년세대 지원과 성장동력 확충, 지방인재 교육분야 등에 집중 재투자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차질 없는 추진을 집중 지원하고 재정 운용에 있어 지방우대 원칙을 전면적으로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방우대 원칙 전면 적용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이 국가 미래의 명운을 가를 핵심 마중물이 돼야 한다는 점에 뜻을 모았다. 2027년도 예산안은 이재명정부가 편성 전 과정을 온전히 주관하는 첫 번째 예산안이다. 더불어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투입된 공적자금 상환이 30년 만에 마무리되는 해의 첫 예산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내년도 예산안은 역대 최대규모인 ‘800조원+@’로 편성될 예정이며, 국세수입도 500조원 이상의 사상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인공지능산업 등 미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초격차 기술과 3대 메가 프로젝트에 과감하고 전략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지방주도 성장과 민생회복, 양극화 완화와 안전 예산의 촘촘한 편성을 요청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잠재성장률 3%, 수출 4강, 국민소득 5만달러 시대를 달성하기 위한 하반기 경제 성장전략을 재정이 든든히 뒷받침해야 한다”며 “지방주도 성장과 청년 일자리, K-자형 양극화 해소 예산이 빠짐없이 녹아들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은 이광재 의원은 “예산 투입 후 국민의 삶이 어떻게 바뀌는지 명확히 하는 KPI(성과지표) 중심의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국가 예산뿐만 아니라 연기금, 국유재산, 금융 레버리지까지 전체 자금 흐름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고 청년 일자리와 주택 공급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당정은 이날 협의에서 예산안 편성 초기부터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 오는 법정 처리 시한(12월2일)을 엄수하고 대한민국 대전환을 이끌 예산안을 완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성홍식 박준규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