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전단채 제재

금감원, 신영·하나증권 책임 가른다

2026-07-24 13:00:0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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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판매 검토 막바지 … 발행·판매 ‘이중 책임’ 첫 시험대

홈플러스 전자단기사채(전단채, ABSTB) 사태를 둘러싼 금융당국의 제재 검토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금융감독원이 불완전판매 조사에 속도를 내면서 발행 주관사인 신영증권과 판매 증권사들에 대한 제재 심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금융당국은 제재심 일정과 과징금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현안 간담회에서 “하나증권 등에 대한 불완전판매 조사는 사실상 끝난 상태”라며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투명하고 신속하게 제재 절차를 진행하고 피해 구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도 23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홈플러스 전단채 불완전판매 관련 증권사에 대한 제재 절차를 투명하고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제재심 일정 및 과징금 규모 등은 확정된 바 없다”며 구체적인 일정이나 제재 수위가 정해졌다는 일부 보도에는 선을 그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관련 조사가 상당 부분 마무리된 만큼 제재 절차가 장기간 늦춰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8월말 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제재심이 열리기 위해서는 그 전에 검사의견서 발송과 이후 회사측 소명, 조치예정내용 사전통지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앞으로 진행될 절차에 따라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하나증권·현대차증권·유진투자증권 등 판매사의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 여부를 각각 들여다보고 있다. 발행 단계에서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줄 중요 정보가 적절하게 전달됐는지, 판매 과정에서 상품 위험과 상환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했는지가 조사 대상이다.

업계의 시선은 신영증권에 쏠린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 전단채 발행과 주관뿐 아니라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총액 인수, 리테일 유통까지 전 과정에 관여한 발행 주관사다. 일부 법인투자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전해져 발행 주관사와 판매사라는 두 지위를 함께 심의받을 전망이다.

쟁점은 두 갈래다. 발행 주관사로서는 홈플러스의 유동성 악화와 신용위험 등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정보를 투자자와 판매사에 충분히 제공했는지, 직접 판매한 물량은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가 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생신청 직전까지 판매가 이어졌다는 점도 이번 사태의 주요 논란이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직전 한 달 동안에도 약 1518억원 규모의 전단채를 추가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이 사실상 위험을 피할 시간조차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상품의 위험성과 상환 가능성이 제대로 설명됐는지도 제재 과정에서 함께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판매사들도 설명의무 이행 여부를 놓고 심의를 받게 된다. 하나증권과 현대차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은 개인투자자에게 전단채를 판매한 만큼 상품 위험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투자자 성향에 맞게 판매했는지가 쟁점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이 인정될 경우 기관과 임직원 제재, 과징금 부과 등이 검토될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과징금 규모를 포함한 구체적인 제재 수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오른쪽 첫 번째)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홈플러스 회생 관련 정무위원회 간담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전체 홈플러스 전단채 발행 규모는 약 4019억원이다. 이 가운데 개인과 소규모 법인 피해 규모는 약 207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발행 물량의 절반 이상이 개인과 소규모 법인 피해로 이어진 셈이다. 나머지 상당 물량은 일반 법인과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영증권이 직접 판매한 물량을 금융당국이 어떻게 판단할지도 관심사다.

피해자들은 제재와 함께 분쟁조정 절차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피해자는 “카드채권을 기초로 한 단기상품이라 안전한 투자처로 믿었다”며 “회생신청 직전까지 정상적으로 판매된 상품이 갑자기 상환되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의환 홈플러스 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회생계획이 인가되더라도 실제 변제는 2033년 이후 장기간에 걸쳐 이뤄질 예정이어서 피해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희망을 갖기 어렵다”며 “투자자들은 홈플러스가 아니라 증권사를 믿고 상품을 매입한 만큼 회생절차와 별도로 금감원이 조속히 분쟁조정을 개시해 증권사가 우선 배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제재는 홈플러스 사태의 책임을 가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발행 주관사의 정보 제공 의무와 판매사의 설명의무를 어디까지 인정할지를 처음으로 판단하는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향후 전단채와 회사채 등 유사 금융투자상품 분쟁에서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세풍·이경기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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