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스페이스X도 선물로 투자한다
CME, 미 개별주식선물 출시
증거금만으로 23시간 거래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은 27일 미국 대형주 50여곳을 기초자산으로 한 개별주식선물을 출시한다. 개별주식선물은 특정 기업의 미래 주가를 예상해 미리 정한 가격에 매매하기로 약속하는 파생상품이다. 실제 주식을 주고받지 않고 만기 때 해당 종목의 종가를 기준으로 차액만 현금으로 정산한다.
주가 상승을 예상하면 매수하고 하락을 예상하면 매도할 수 있다. 증거금만 내고 주식 10주 또는 100주 규모의 계약을 거래할 수 있어 적은 자금으로 큰 투자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예상과 반대로 주가가 움직이면 손실도 증폭된다.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기 때문에 배당금이나 의결권도 받을 수 없다.
CME는 개인투자자 증가와 인기 기업공개(IPO) 종목의 물량 부족이 개별주식선물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스페이스X IPO처럼 청약 경쟁이 치열해 주식을 배정받지 못한 투자자도 선물을 통해 해당 종목의 주가 움직임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팀 매코트 CME 주식·외환·대체상품 글로벌 총괄은 “많은 신규 투자자를 CME 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CME는 35곳이 넘는 개인투자자 대상 중개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는 보유 주식의 가격 하락 위험을 줄이거나 부족한 주식 물량을 대신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개별주식선물은 옵션보다 구조가 단순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옵션은 주가와 변동성, 만기, 금리 등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변수인 그릭스(Greeks)를 이해해야 하지만, 선물은 주가의 상승과 하락 방향을 판단해 거래할 수 있다. 마틴 프랜치 닌자트레이더 최고경영자(CEO)는 “옵션 구조가 복잡하다고 느끼는 투자자에게 더 단순한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ME의 개별주식선물은 주 5일, 하루 23시간 거래된다. 미국 주식시장 정규 거래시간인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보다 길다. 주식 100주를 기준으로 한 대형 계약 55종과 10주 기준의 마이크로 선물 22종이 출시된다. 마이크로 선물에는 매그니피센트7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화이자, 월마트 등이 포함된다.
미국 개별주식선물은 2002년 처음 도입됐지만 거래가 부진해 2020년 사라졌다. 테리 더피 CME 회장 겸 CEO는 “당시에는 완전히 실패했지만 2000년 이후 세상은 달라졌다”고 말했다.
성공 여부는 개인투자자 거래 플랫폼의 참여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27일부터 이 상품의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