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인디신 안에서 재즈라는 장르를 뚝심 있게 고집해온 클럽이 있다. 바로 클럽 에반스. 2001년에 문을 열었으니 벌써 11년째 명맥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동안 클럽 에반스는 10,000명 이상의 연주자들이 4,000회에 가까운 공연을 하며 신예 뮤지션들의 발판 역할과 함께 협소한 재즈의 저변을 넓히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그뿐만 아니라 클럽 에반스를 중심으로 레이블과 레코딩 스튜디오, 실용음악 아카데미 같은 인접 영역까지 폭을 넓혀왔다. 클럽 에반스가 흔들림 없이 버텨온 힘은 무엇보다 홍세존 대표 특유의 낙천적인 태도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 |
 |
|
| 오른쪽 끝 홍세존 대표 |
홍 대표는 한때 '도시풍경'이란 얼터너티브록 밴드를 결성해 활동하기도 했다. 메이저와 계약해 1장의 음반을 낸 경험이 있는 프로 뮤지션이기도 하다. 또한, 컴퓨터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일본 유학을 하기도 했는데, 이 시기에 일본의 다양한 클럽을 섭렵하면서 클럽 운영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한다. 홍 대표는 20대에는 록을 중심으로 음악 활동을 하다가 30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재즈에 몰입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별히 재즈 클럽을 하게 된 이유가 있는지 묻자 그는 "라이브 클럽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2000년대 초반 홍대 쪽에 집 전세금을 빼서 클럽을 시작했다"며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한 것"이라 즐겁게 버틸 수 있었단다. 좋은 음악에 대한 욕심이 많은 그는 2000년대 중반에 '에반스뮤직'이란 레이블을 만들고 다양한 음반을 발매 중이다. 홍 대표는 "현재까지 20여 장의 앨범을 제작했고요. 올해는 10장 정도의 음반을 발매 할 것 같아요. 현재 25팀 정도가 에반스뮤직에 소속돼 있는데, 서로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열심히 하자는 자세로 작업한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양의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란다. 그는 "이런 활동이 리스너들의 음악 취향을 좀 더 다원화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재즈란 음악 자체가 다른 장르의 음악과 달리 연주자들 자신을 위한 음악이란 성격이 강한 편이라 대중화에 근본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홍 대표는 클럽 에반스의 운영뿐만 아니라 앨범 제작과 프로모션까지 도맡아 하는 중이다. 홍 대표는 이런 운영의 측면과 별개로 연주자로서의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크리스탈 레인'이란 애시드재즈 그룹의 베이스기타리스트이기도 하다. 2007년에 발매된 첫 번째 정규앨범인 '이터널 러브'(Eternal Love) 이후 긴 공백기를 거쳐, 올해 2월 2번째 정규앨범인 '로맨틱 블루'(Romantic Blue)를 발매하며 활발한 연주활동을 병행해왔다. 홍세존(베이스), 크리시(보컬), 김상헌(드럼), 전해일(키보드), 이수진(기타)의 5인조로 구성된 '크리스탈레인'은 멤버 각자가 클럽 에반스에서 연주를 하던 인연으로 만들어진 팀이기도 하다. 요즘은 주 1회씩 연습을 한다는 그의 모습에서 연주자로 사는 사람 특유의 명랑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장르의 특성상 재즈의 저변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서 라이브 클럽의 숫자를 묻자 홍 대표는 "서울에 10곳 정도고, 전국적으로 20여 곳 정도"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국내 재즈 뮤지션을 대략 1,000명 선으로 파악했다. 인디밴드와 비교하면 뮤지션 숫자는 비슷하지만, 노출이 덜 된다는 측면에서는 더 한정된 시장일 듯 했다. 공중파나 케이블 같은 곳에서 재즈를 거의 다루지를 않고, 국내 재즈잡지들도 주로 해외 연주자 위주로 소개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한정된 리스너 외에는 국내 재즈 음악의 동향을 파악한다거나 일상적으로 재즈를 접하거나 하는 것은 꽤 어려울 듯했다. 이런 여건 때문에 홍 대표는 홈페이지에 꽤 공을 들인다고 한다. 그는 "클럽 에반스가 초창기에 자리 잡는데, 홈페이지가 큰 역할을 했어요. 그래서 지금도 사진, 공연 일정뿐만 아니라 웹진 형식으로 뮤지션들을 많이 알리고 있고 아울러서 뮤지션의 데이터베이스를 계속 정리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에게 이후 재즈의 발전 전망에 대해 묻자 "아직 한국적 재즈라 할만한 것이 명확하지는 않으나 연주자들의 저변과 수준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뭔가 새로운 흐름이 나타날 듯한 느낌이 든다"며 재즈 음악의 발전을 낙관했다. 홍 대표 특유의 낙천적인 대답이 인상적이었다.
| |
 |
|
| |
클럽 에반스 홍세존 대표는?홍대에서 재즈 전문 라이브 클럽 에반스를 10여년 넘게 운영 중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음반 제작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재즈의 저변을 넓히는데 애를 써왔다. '크리스탈 레인'의 멤버로 연주활동을 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연예부 남도현 기자>
연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