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의 지속가능경영
정권의 지속가능성
ESG 붐을 타고 지속가능성 평가가 중요해졌다. 특히 기후변화와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가 주목받고 있다. 지속가능성은 유엔 보고서 '우리 공동의 미래'에서 밝혔듯이 경제성장 일변도의 사회가 환경과 사회적 측면의 구조적 문제점 때문에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우려와 반성에서 탄생한 개념이다.
1969년 미국 환경청(EPA)은 지속가능성을 정책목표로 제시하면서 '현재와 미래세대의 사회적 환경적 및 기타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인간과 자연이 생산적인 조화를 이루는 상황을 창조하고 유지하는 것'이라 정의했다.
이처럼 지속가능성은 국가나 지자체의 공공정책을 위한 가이드로 탄생했다. 공공정책은 시장경제가 책임지는 경제성장과 효율적 자원배분으로부터 파생하는 구조적 문제점을 보완하고 해결한다. 예를 들면 시장의 실패인 외부효과(externalities)를 최소화하기 위해 환경규제를 강화한다. 시장경제가 악화시킨 소득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조세 임금 복지 인권 등의 정책을 실행한다. 정부나 공공기관은 본래 지속가능성 실현을 위한 사회적 필요에 의해 존재한다.
정권이 정당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경제적 성과 창출을 위한 정부의 역량과 효율성만으로는 부족하다. 여기에 사회 및 환경적 가치를 보존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배려와 현세대의 평등과 공정성을 촉진할 지속가능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속가능성이 결여되면 기업이 파산하듯이 정권도 정당성을 잃는다.
현정권, 지속가능성 의지도 역량도 못보여줘
출범한 지 3개월이 되지 않은 정권이 현재 심각한 지속가능성 위기를 맞았다. 기후변화 대응, 평등과 인권 등의 사회적 가치를 표방했던 전 정권은 자유주의 시장경제 원칙을 훼손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며 결과적으로 사회는 더 불공정하게 만들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부의 불평등 해소와 공정한 사회를 갈망하는 국민 정서에 힘입어 현 정권이 탄생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지도 정책도 역량도 없다는 사실이 금방 드러났다.
기후변화 문제와 에너지정책은 동전의 양면이다. 탄소배출의 가장 큰 책임은 화석연료 사용에 있으며 감축목표 달성도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통한 화석연료 사용 감소에 의존한다. 그런데 정책적 무능과 비전을 결여한 현 정권이 원자력 에너지 확대라는 가장 안이한 대안을 성급히 발표했을 뿐이다. 이 외에 새로운 기후변화 정책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원자력 에너지는 저탄소 에너지일지는 모르나 지속가능한 에너지는 아니다.
기후변화 대응 관련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창출이 미래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수단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정부에서 재생에너지 확산을 통한 탄소중립 정책이 퇴보할까 우려된다. 생물다양성 같은 미래 환경이슈에 대한 현명한 대응을 기대하기는 더 어렵다.
사회적 측면은 더더욱 우려를 자아낸다. 막연하게 주장하던 공정은 이미 권력 핵심과 측근의 과거 및 현재 행적과 인사정책에서 허구였음이 드러났다. 성찰 없는 감세정책은 심화되는 소득불평등 해소와 저소득층이 목말라하는 사회 정의에 반한다. 포용적인 사회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다양성은 그 자체로서 소중한 사회적 가치이면서 기업과 사회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필요한데 검찰공화국이란 비아냥이 나오는 상황은 개탄스럽다.
경제정책이나 성장을 주도할 역량은 어떠한가?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기업의 미래가 불안한데 변변한 산업정책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황당한 반도체 15만 양병설을 주장한다. 고도로 전문적인 반도체 설계나 공정기술 개발과 같은 석박사급 연구원 양성이 시급한 상황에서 미래수요도 불확실한 전문학사나 대졸자를 대거 양성하기 위해 교육 역량과 예산을 낭비하려 한다. 반도체 산업계와의 긴밀한 협업을 강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인력양성임을 모두가 아는데도 교육의 파행을 조장하고 있다.
경제 환경 사회적가치 충족시키지 못하면
지속가능성은 물론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강조한다. 하지만 경제적 지속가능성이 전제될 때 환경 및 사회적 지속가능성의 논의가 의미가 있다. 기업이 망하면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논의할 필요조차 없어진다.
정부도 경제적 성과를 유지하고 나서 환경과 사회적 성과를 추구해야 한다. 동시에 환경 및 사회적 지속가능성 없이 경제적 지속가능성은 불가능하다. 경제 환경 사회적가치라는 세 기둥 중 하나라도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정권은 지속되기 어렵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정권은 지속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