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민주 심장부 호남…도지사 제명·통합시장 격랑
김관영 제명 후폭풍 … 가처분·경선연기 주장, 민심 변화 촉각
초대 통합시장 ‘정치권 위상 확대’ … 합종연횡·견제 본격화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적 심장부로 평가되는 호남이 요동치고 있다. 김관영 도지사가 ’제명‘ 결정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내고, 안호영 의원은 전북지사 경선 연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전남광주에서는 초대 통합특별시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등 정치권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됐다. 광주·전남의 정치적 위상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당원투표율에 반영될지 주목된다.
◆김관영, 후보 접수 앞두고 가처분 신청 =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3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제명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오는 4일 민주당 전북지사 본경선 후보 등록을 앞두고 법적 판단을 거쳐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명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며 “사랑하는 민주당에 남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라고 밝혔다. 그는 “도민과 함께 만든 성과, 전북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간절함”이라며 “법원에서 성실하게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함께 했던 청년들에겐 잘못이 없다. 음주운전 걱정하며 제가 준 대리기사비를 받았지만 문제를 인지하고 곧장 되돌려준 청년들”이라며 “68만원 제명에 이어 2만원, 5만원으로 청년들까지 문책을 검토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일 김 지사의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한 윤리감찰에 착수해 당일 밤 만장일치로 전격 제명 결정했다. 당시 조승래 사무총장은 “김 지사가 금품 제공 혐의를 부인하지 못했다”면서 “(지도부가) 명백한 불법 상황이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측 관계자는 3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현역 광역단체장에 대한 당직 박탈이라는 중대한 상황을 결정하는 자리인데 충분히 소명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서 “민주당 소속 정치인으로 남기 위한 읍소이자 몸부림이라고 이해해 달라”고 전했다.
김 지사는 제명이 결정된 후 페이스북에 “성실히 소명하고 다시 일어서려 했다. 저의 상황을 충분히 전할 기회조차 없이 당은 결정했다. 참담하다”며 “차분히 길을 찾겠다”라고 적었다.
민주당 전북지사 본경선은 4일 후보 등록을 거쳐 오는 8~10일 당원·시민 투표로 실시할 예정이다.
김 지사의 제명으로 민주당 도지사 경선은 안 의원과 김 지사와 각을 세워온 이원택 민주당 의원 간 양자구도가 유력해 보였다. 김 지사 제명 처분에 대한 법원 결정이 안 의원과 이 의원의 2파전 구도로 정리되던 전북지사 경선 구도에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와 정책연대를 선언했던 안호영 민주당 의원은 2일 전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3일에는 민주당 경선 일정 연기를 주장했다.
민주당의 이런 혼란에 대해 민심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관심이다. ‘내란세력청산·사회대개혁실현 전북개헌운동본부’ 등은 2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지사의 사퇴와 민주당의 사과를 촉구했다.
조국혁신당·정의당·진보당 등 야당도 민주당의 일당 독점에 따른 도덕적 해이를 비판하며 도지사 선거 무공천으로 정치적 책임을 지라고 성토했다. 국민의힘 전북도당은 성명을 통해 이번 제명 조치를 ‘꼬리 자르기’로 비판하며 경찰의 일벌백계를 주장했다.
◆국회의원 합종연횡 가시화, 31만명 표심 어디로 = 3일부터 5일까지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를 뽑는 본경선 변수로 투표율과 합종연횡의 영향력이 거론됐다. 후보 진영이 예측한 투표율은 40~45% 사이고, 이를 환산한 13만여 표가 승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다.
초대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를 놓고 김영록 전남지사와 민형배·신정훈 의원이 경쟁하고 있다. 경선 방식은 권리당원 투표 50%와 시민 투표 50%를 각각 반영한다. 광주지역 권리당원은 11만2079명이고, 전남은 20만명 안팎이다. 시민 9만명의 안심번호를 확보하고 이중 3000명을 표본으로 ARS 투표를 실시한다. 과반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오는 12~14일 결선을 치른다.
권리당원 투표율이 가장 큰 변수로 거론된다. 지난달 19일 치러진 온라인 예비경선 투표율이 31%(9만6000여명) 정도였다. 예비후보 진영은 추가된 ARS 방식과 역대 경선 투표율 등을 고려해 40~45% 사이를 예상하고 있다. 표로 환산하면 12만4800~14만400표다. 특히 휴일이 이틀이나 포함돼 투표율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투표의 경우 일반 여론조사와 달리 성별·나이별·지역별 비례를 맞추기 위한 보정 과정 없이 진행한다. 일반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특히 본경선 3일째인 5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권리당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참여하는 방식(자발적 ARS 투표)이 진행된다. 조직력이 강하면 미투표 권리당원을 빨리 파악해 자발적 ARS 투표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게다가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만으로 진행하는 일반 시민 여론조사의 경우 당원이라는 사실을 감추고 이중 투표를 할 수 있다는 맹점도 있다. 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투표율이 낮을 경우 각 예비후보 진영의 조직력이 승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본경선을 앞두고 이뤄진 합종연횡 영향력도 관심거리다.
예선에 참여한 이개호 의원과 이병훈 전 의원은 김영록 지사 진영에 합류했다. 주철현 의원은 최근 민형배 의원과 합쳤다. 신정훈 의원은 강기정 시장을 비롯해 문 인 북구청장 측의 도움을 받고 있다. 표심에 영향을 미칠 국회의원 분포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문금주(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민형배 의원 진영에는 박지원(해남·진도·완도) 의원과 주철현(여수) 의원 등이 합류했다. 신정훈 의원은 서삼석(무안·신안·영암) 의원 등의 도움을 받고 있다. 광주 구청장 5명 중에선 임 택 동구청장과 문 인 북구청장 측이 신정훈 의원을 돕고 있고, 3명은 아직 관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후보 진영 한 관계자는 “합종연횡과 낮은 투표율, 국회의원 분포 등 복잡한 역학 구도 때문에 예측불허의 승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명환 방국진·광주 홍범택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