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연 의료비 213조원, 한국은 건강한가
우리나라 국민이 연간 사용하는 경상의료비가 2024년 213조1000억원(GDP 대비 8.4%, 잠정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의료비는 공적의무로 부담하는 건강보험 산재보험 등과 민간보험 환자자부담 등 민간영역에서 지출하는 보건의료서비스, 재화 사용을 위해 국민전체가 연간 지출하는 총액을 말한다.
2023년 203조4000억원이었던 경상의료비는 1년 만에 10조원 늘어났다. 10년 전인 2015년 112조5000억에 비하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렇게 1인당 경상의료비는 연 412만1000원으로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그것이 실제 국민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의문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강수명은 2022년 69.9세로 2018년 70.4세에 비해 오히려 0.5세 줄었다. 건강수명과 기대수명과의 격차는 2018년 12.3세에서 2022년 12.8세로 0.5세 더 벌어졌다. 소득수준별 건강수명 격차도 2022년 8.4세로 2018년 8.1세 대비 0.3세 더 증가했다.
복지부는 5년 전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예방 중심의 건강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금 상황을 보면 이것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최근 복지부는 “기본사회는 필수”라며 기본 ‘소득·돌봄·의료’ 실현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국민이 대한민국에서 온전히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필수영역을 제기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 할 만하다. 그 가운데 ‘기본의료’에 대한 접근은 치료 중심 서비스에서 ‘질병 예방과 건강관리’ 서비스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병든 사람을 위해 연 213조원을 투입하는 상황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공공의료서비스라면, 특히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라면 국민을 중증에 이르지 않게 하는 것, 질병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 노화와 노쇠로 인해 무기력한 노후를 보내는 기간을 최대한 짧게 하는 것 등이 보건의료 주요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이재명정부는 앞 정부와 달리 국정과제를 ‘다 실현할 것처럼’ 활동하고 있는 듯하다. 국민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라고 본다. 정부의 국정과제에는 일차의료 강화와 주치의제 등이 있다. 질병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속도를 내 도입해야 할 내용들이다. 일차의료 강화나 주치의제가 도입되면 질병 예방뿐만 아니라 통합돌봄의 부족한 의료인프라를 결정적으로 해소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건강관리를 위한 인공지능 기술 활용과 더불어 학교에서 보건건강 교육을 도입 및 강화해야 한다. 건강관리의 일차적인 주체는 개인이기에 스스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관리하고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