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갈등 격화 … 미 국채금리(10년물) 5% 육박
양호한 소매판매 … 고물가 우려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 8% 돌파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연 4.9%를 넘어서며 연 5%에 바짝 다가섰다. 국채 금리 급등 배경은 예상보다 양호한 미국의 경제지표와 함께 중동 갈등 격화로 전쟁 리스크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현지시간) 연 4.916%까지 상승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9% 위로 올라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채권투자자들은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 중동 전쟁 리스크 등으로 당분간 금리는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며 매도세를 지속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중동 불안 억제 노력이 미흡하면서 국채금리와 유가 급등을 유발시켰다고 분석했다. 중동 전쟁 초기 구간에서는 금리가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반영하며 금리가 내렸지만 현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주고 군사비까지 지원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국채금리가 상승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은 국방비 부담 확대로 연결되어 마냥 금리 하락 요인만은 아니다"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지원 등에 1000억달러의 자금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인해 국채 금리는 다시 요동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의 대규모 국채 발행이 이어지면서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 재정적자 확대로 국채 발행량은 늘어나는데 중국 등 외국인 투자자의 미 국채 수요는 줄어드는 등 수급 여건 변화도 채권값을 하락(채권금리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과 달리 계속해서 좋게 나오는 점과 구직자보다 구인 수요가 많은 고용시장 불균형도 금리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날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9월 소매 판매 증가율은 전월 대비 0.7%로 전문가 전망치(0.2%)를 크게 웃돌았다. 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에서 굳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금리를 밀어 올리는 주된 요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이날 공개한 10월 베이지북에서도 "고용이 미약하거나 완만한 수준에서 증가했다"며 "그러나 대부분 지역에서 여전히 숙련 노동자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 채권금리 상승은 미국 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급등으로 직결됐다. 모기지뉴스데일리의 일간 집계에 따르면 미국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이날 8.00%를 기록했다. 미국 모기지 금리가 8%를 찍은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이날 미 증시는 약세로 마감했다.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전일대비 각각 1.34%, 1.62% 하락했으며, 다우지수도 전일보다 0.98% 떨어졌다.
19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도 중동발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면서 1%대 하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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