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수 고민 깊지만 금리는 동결

2014-05-09 11:29:27 게재

지난해 6월 이후 1년 연속 2.5% 유지

세월호 여파에 대한 고민은 깊었지만 금리는 동결됐다.

9일 오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6월 이후 12개월 연속 동결이다.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결정은 세월호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는 등 경제에 대한 부정적 여파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내려져 주목받았다.

민간연구원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민간소비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0.1%p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 터다.

실제 금융연구원이 8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에 따른 소비심리 저하가 2분기에만 나타난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한국 경제는 4.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연구원의 기존 전망은 4.0%이지만, 새로운 국민소득 통계 기준으로는 4.2%에 해당해 실제로는 0.1%p 하향조정한 것이 된다.

연구원은 또 세월호 사고 여파로 소비심리가 지난해 말 수준으로 악화될 때 발생하는 소비 위축 영향이 0.08%p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대체로 낙관적인 경기전망을 가지고 있는 한은이 세월호 여파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관심이었지만 한은은 '동결'이라는 답을 내놓음으로서 일단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지난 3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기자들과 가진 만찬 간담회에서 "상반기까지는 (세월호 사건의 경제에 대한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상반기까지는 동결하리라는 전망이 대세인 가운데 이후 '금리정상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한은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 총재는 아스타나 간담회에서 "성장세가 지금대로라면 인하는 아니지 않겠느냐"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금리정상화의 길이 쉬워보이진 않는다. 세월호 여파도 지켜봐야 하는데다 정부에서 대대적인 경기부양책까지 내놓고 있다. 한은도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발맞춰 금융중개지원대출 여유한도를 조기에 집행할 계획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금리인상론은 언급하는 자체로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이 총재의 두번째 금리결정 금통위 회의이기도 한 이날 금통위 회의는 정원 7명 중 6명의 위원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임승태 전 금통위원이 퇴임한 후 빈 자리에 함준호 연세대 교수가 추천됐지만 아직 정식으로 임명장을 받지 못했다.

최근 사의표명설이 기사화되면서 파문을 일으켰던 박원식 한은 부총재(당연직 금통위원)도 참석했지만 논란을 의식한 듯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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