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내 불법건축물 양성화 논란

2014-05-27 11:38:13 게재

농식품부 "불법건축물로 우량농지훼손 우려"

국토부 "농지 그대로 두고 건축물만 양성화"

농지에 지은 주거용 불법건축물을 놓고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토교통부가 갈등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최근 농지에 지은 불법건축물을 양성화하는 조치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다.

농식품부는 올 1월 17일부터 시행된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계기로 농지에 지은 불법건축물까지 양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토부와 국회에서 나오자 이에 대한 반대의견을 명확히 했다.

특별조치법은 사용승인을 받지 못한 일정규모 이하의 다세대주택과 단독주택 등 주거용 불법건축물을 1년간 한시적으로 양성화해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별법은 '자기 소유의 대지'나 국유지 공유지에 건축한 주거용 불법건축물의 사용승인 요청이 들어오면 지자체가 심의를 거쳐 사용승인을 내주게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대지와 농지에 걸쳐 건축된 위법건축물 등에 대하여 특별조치법에 따른 양성화 여부를 검토함에 있어 지목이나 부지의 성격에 따라 제한을 받는다고 보기 어렵다며 농식품부에 의견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올 1월 "대지와 농지에 걸쳐 건축된 위법건축물에 대하여 농지전용 양성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회신했다. 농지 위에 만든 불법건축물은 철거대상이지 양성화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것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농지는 훼손하지 않고 그 위의 불법건축물만 양성화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김상문 국토부 건축정책과장은 "땅을 전(농지)에서 대지로 바꾸지 않고 그 위 건축물만 양성화하면 생활하는 데 불편함은 없다"고 말했다.

특별법에도 불구하고 농식품부가 농지 위 불법건축물 양성화에 반대의견을 밝히자 일부 국회의원들이 나섰다. 이헌승 의원(새누리당. 부산 부산진을)은 지난 4월 22일 13명의 동료의원들과 함께 특별법에서 말하는 '자기 소유의 대지'는 농지를 포함한 대지라는 것을 분명히 한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특별법 개정안은 대지에 농지가 포함되도록 명확히 규정해 논란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형 농식품부 농지과장은 "2층으로 허가받은 건축을 3층으로 올리거나 옥탑방을 하나 더 만든 불법건축물을 양성화하자는 취지의 특별법이 농지를 훼손하는 수단이 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특별법 전에는 농지 위 불법건축물은 농지법과 건축법 둘 다 위반한 것이지만 불법건축물을 양성화해주면 농지법만 위반하게 된다"며 "우리가 철거하라고 행정지시할 힘이 약해지고, 장차 생활상 불편함을 이유로 농지조차 전용하자고 할 근거를 제공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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