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수출입은행 감사 검토
대출위험 급증, 건전성 악화 … 금감원은 5년 만에 종합검사
감사원이 한국수출입은행의 여신 업무 전반에 대해 감사 착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이 3조원 이상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최대 채권기관으로서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고 성동조선을 비롯해 다른 조선사들에도 막대한 자금이 물려 있는 상황이다. 부실여신 규모 역시 해마다 커지면서 대출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금융당국과 사정당국에 따르면 감사원은 국책은행들의 부실 여신에 대해 사회적으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감사 착수를 검토 중이며 조선업 분야의 '익스포저(부실위험 노출액)'가 가장 많은 수출입은행을 우선 감사 대상에 올려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이 2분기에 3조31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최대 채권기관인 수출입은행이 짊어져야 할 익스포저는 크게 증가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여신 및 신용공여액은 12조2119억원으로 전체의 52.6%를 차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조선업 전체에 대한 익스포저 규모는 33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해외 선사에 빌려준 11조원을 제외하더라도 22조원이 넘는 규모다.
수출은행이 2011년 이후 대출이나 보증 등을 지원한 기업 중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는 102곳에 달한다. 1조3000억원 가량이 들어갔지만 회수 가능성은 30~40%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견 가전업체인 모뉴엘에 속아 담보 없이 1135억원을 대출해줬고 법정관리에 들어간 경남기업의 대출·보증규모도 5210억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도 이르면 내달말 수출입은행에 대해 5년 만에 종합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기획재정부 산하 기관으로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검사에 착수할 수 있다.
금감원은 수출입은행이 자산을 건전하게 운영했는지 집중적으로 검사할 예정이다. 대출해준 기업들의 부실이 커지면서 여신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금융당국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이 수출입은행의 경우 지난 3월 말 10.38%로 국내 은행 중 가장 낮고 2분기에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입은행의 BIS비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08년말 8.7%였던 BIS비율은 2009년 11.25%로 올라갔지만 2011년 10.63%로 다시 떨어졌다. 지난해 말 10.53%였던 BIS비율은 올해 1분기에 10.38%로 하락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BIS비율이 떨어지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문제가 되고 신인도 역시 떨어지게 된다"며 "결국 BIS비율을 높이기 위해 국민의 혈세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하반기 감사 계획을 내달 중순쯤 확정할 예정이다.
-[위기의 한국수출입은행 | ① 조선업 부실에 동반 침몰] 대출기업 잇단 부실로 '건전성 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