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건설업 만연한 분식·부실감사 응징"

2015-08-19 11:10:06 게재

금융당국 조사착수 전에 대우조선 상대 소송제기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외부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에 대해 법무법인 한누리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하기도 전이어서 이례적이다.

분식회계에 대한 판단은 논란의 소지가 크기 때문에 통상 증권선물위원회가 분식회계 혐의를 인정한 이후에 소송이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감리에 착수할 것으로 보여 이르면 이달말이나 9월쯤으로 예상된다.

19일 법무법인 한누리가 투자자들을 모아 대우조선해양과 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선 것은 회계기준 위반혐의가 어느 정도 명확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누리는 "이번 소송을 통해 조선과 건설업계에 만연한 분식회계와 부실감사를 응징하는 한편, 피해주주들의 피해회복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제표를 통해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2가지 부분에서 회계기준 위반혐의가 있다는 게 한누리의 판단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2분기에 반영한 영업 손실 중 약 2조5000억원은 해양 플랜트 공사의 원가 증가분을 제대로 추정·수정하지 않다가 한번에 반영하면서 발생한 것인데 이는 계약 진행에 따라 계약수익과 계약원가의 추정치를 재검토·수정하고 손실이 예상되는 경우 즉시 비용으로 인식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회계기준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또한 해양 플랜트와 관련된 영업 손실 가운데 1조원 가량은 2011년과 2012년에 수주한 노르웨이 송가 반잠수 시추선 4기(1기당 계약금액 약 6000억원)의 인도지연으로 인해 발생한 것인데 이를 뒤늦게 반영한 것 역시 회계기준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누리 관계자는 "반잠수 시추선의 예정된 인도시기가 각각 지난해 8월과 올해 5월이지만 올해 상반기에 겨우 1기만 인도된 점을 고려하면 인도지연에 따른 손실을 지연 시점에 바로 반영하지 않고 뒤늦게 반영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2014년 사업보고서상 소액주주 수가 8만6391명(주식수 기준 48.71%)이고 올해 3월말 이후 시가총액 상실분이 2조 21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십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이 평균 1000만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한누리측은 추정하고 있다.

한누리는 이밖에도 현재 기업의 분식회계혐의에 대해 회사와 회계법인을 상대로 2건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이고 그동안 3건의 승소판결을 받았다.

대표적인 사건은 코오롱TNS와 대우전자 분식회계 손배소송이다. 코오롱TNS의 외부감사를 맡은 안건회계법인은 약 100억원의 손해배상책임이, 대우전자의 외부감사를 맡은 세동회계법인(현 안진회계법인)은 약 110억여원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됐다.

네오세미테크와 인덕회계법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는 인덕회계법인이 1심 소송 중에 투자자들과 합의를 통해 7억2000만원을 지급했다.

상장폐지된 주식회사 대국의 외부감사를 맡은 가율회계법인에 대해서는 2억1900만원, 디지텍시스템스의 외부감사를 맡은 삼덕회계법인에 대해서는 93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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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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