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외교안보현실
2016-04-20 11:05:45 게재
먼저 드라마 얘기다. '태양의 후예' 한 장면이다.
인질이 된 강모연(송혜교 분)을 구하기 위해 군복을 벗고 '블랙작전'에 나선 유시진(송중기 분), 서대영(진구 분) 등에 대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질타를 하자 이를 허락했던 윤길중 특전사령관이 일갈한다. "어이 거기 정치인. 당신들에게 국가안보는 밀실에서 하는 정치고, 카메라 앞에서 떠드는 외교인지는 몰라도 내 부하들에겐 청춘 다 바쳐 지키는 조국이고, 목숨 다 바쳐 수행하는 임무고 명령이야"라고.
구출작전은 성공했지만 이 장면은 다시 이어져 윤 사령관에 대한 문책론으로 이어진다.
외교안보수석이 윤 사령관에게 "옷 벗을 각오하라"고 경고하자 윤 사령관은 "책임지겠다"고 맞선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통령이 나선다.
"성공한 인질구출 작전에 무슨 책임을 지겠다는 말입니까. 인질은 무사하고 문제는 정치와 외교고. 그럼 그건 제 책임입니다. 모든 책임 제가 집니다."
다음은 영화 얘기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이강희 조국일보 논설주간(백윤식 분)은 사회지도층 비리에 대한 들끓는 여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입니다. 그 뭐 하러 개, 돼지들한테 신경을 쓰시고 그러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우리나라 민족성이 원래 금방 끓고 금방 식지 않습니까. 적당한 시점에서 다른 안주거리를 던져주면 그뿐입니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떨까. 4·13 총선을 전후해 목격한 현실은 희한하다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온 나라를 들썩거리게 했던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집단탈북 얘기가 총선이 끝나자마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정부당국자들이 입을 맞춘 듯 열을 올렸던 '대북제재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논리도 찾을 길이 없다. 북한 외교관, 정찰총국 간부 등의 때지난 탈북사실까지 잇따라 흘리면서 '북한붕괴론'까지 조성했던 통일부 국방부 외교부 등 외교안보라인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입을 닫았다.
대신 북한의 5차 핵실험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례적 탈북자 공개가 '총선용이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던 당국자들의 놀라운 변신능력이다.
그것도 부족해서인지 이제는 '북한의 7차 당대회가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생뚱맞은 주장을 내놓고 있다.
탈북자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했던 것에 대한 그 어떤 반성이나 책임의 말도 없이 말이다. 물론 중국에 있는 나머지 탈북자들의 안전이나 인권도 뒷전이다.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총선에서 확인한 무거운 민심으로 무엇이 달라지고 있는지 도무지 알길이 없다. 또 정부당국자들이 말한 것처럼 대북제재가 효과를 발휘했다면 그 이후에 벌어진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이나 5차 핵실험 징후는 어떻게 설명할지도 궁금할 따름이다.
많은 국민들은 '태양의 후예'에 등장하는 대통령이나 지도층을 기대하지만 우리 현실은 '내부자들'에 더 가까운 듯하다. 입맛이 쓰다.
인질이 된 강모연(송혜교 분)을 구하기 위해 군복을 벗고 '블랙작전'에 나선 유시진(송중기 분), 서대영(진구 분) 등에 대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질타를 하자 이를 허락했던 윤길중 특전사령관이 일갈한다. "어이 거기 정치인. 당신들에게 국가안보는 밀실에서 하는 정치고, 카메라 앞에서 떠드는 외교인지는 몰라도 내 부하들에겐 청춘 다 바쳐 지키는 조국이고, 목숨 다 바쳐 수행하는 임무고 명령이야"라고.
구출작전은 성공했지만 이 장면은 다시 이어져 윤 사령관에 대한 문책론으로 이어진다.
외교안보수석이 윤 사령관에게 "옷 벗을 각오하라"고 경고하자 윤 사령관은 "책임지겠다"고 맞선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통령이 나선다.
"성공한 인질구출 작전에 무슨 책임을 지겠다는 말입니까. 인질은 무사하고 문제는 정치와 외교고. 그럼 그건 제 책임입니다. 모든 책임 제가 집니다."
다음은 영화 얘기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이강희 조국일보 논설주간(백윤식 분)은 사회지도층 비리에 대한 들끓는 여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입니다. 그 뭐 하러 개, 돼지들한테 신경을 쓰시고 그러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우리나라 민족성이 원래 금방 끓고 금방 식지 않습니까. 적당한 시점에서 다른 안주거리를 던져주면 그뿐입니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떨까. 4·13 총선을 전후해 목격한 현실은 희한하다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온 나라를 들썩거리게 했던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집단탈북 얘기가 총선이 끝나자마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정부당국자들이 입을 맞춘 듯 열을 올렸던 '대북제재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논리도 찾을 길이 없다. 북한 외교관, 정찰총국 간부 등의 때지난 탈북사실까지 잇따라 흘리면서 '북한붕괴론'까지 조성했던 통일부 국방부 외교부 등 외교안보라인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입을 닫았다.
대신 북한의 5차 핵실험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례적 탈북자 공개가 '총선용이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던 당국자들의 놀라운 변신능력이다.
그것도 부족해서인지 이제는 '북한의 7차 당대회가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생뚱맞은 주장을 내놓고 있다.
탈북자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했던 것에 대한 그 어떤 반성이나 책임의 말도 없이 말이다. 물론 중국에 있는 나머지 탈북자들의 안전이나 인권도 뒷전이다.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총선에서 확인한 무거운 민심으로 무엇이 달라지고 있는지 도무지 알길이 없다. 또 정부당국자들이 말한 것처럼 대북제재가 효과를 발휘했다면 그 이후에 벌어진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이나 5차 핵실험 징후는 어떻게 설명할지도 궁금할 따름이다.
많은 국민들은 '태양의 후예'에 등장하는 대통령이나 지도층을 기대하지만 우리 현실은 '내부자들'에 더 가까운 듯하다. 입맛이 쓰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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