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만 만성질환 '주치의제' 절실
2014년 총진료비 18조9000억원
노인 90.4% 복합만성질환 앓아
백종환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예방건강증진연구센터 부연구위원 등은 19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정책세미나에서 "노인1/3 이상이 3개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등 국민건강이 위태롭지만 아직 적절한 의료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차의료 중심으로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5년간 만성질환자는 연평균 2.8%씩 증가하고 있다. 진료비 또한 7.3% 연평균 증가하고 있다. 2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진 복합만성질환자 430만명이 만성질환 진료비의 약53%, 총진료비의 18%(약9조9000억원)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복합만성질환자들에게 과다의료 이용이 나타나고 있어 적절한 진료관리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조경희 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 교수의 '복합만성질환자 의료이용 분석 및 관리체계 모형개발' 보고서(2015)에 따르면, 연간 150일 이상 이용자가 6만6471명에 이른다. 1인당 평균 연간 내원 일수가 196.9일로 비해당자에 비해 14.5배, 1인당 평균 연간 총 진료비는 331만1841원으로 비해당자에 비해 10.7배 많았다. 조 교수 등이 연구한 고양시지역의 경우(2014) 1인당 평균 연간 내원일수가 201.4일(16.7배), 1인당 평균 연간 총진료비는 329만0264원(11.7배)였다.
이런 만성질환 실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2012년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2014년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 등을 추진해 오고 있지만 거의 실험단계 수준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아플 때 검사나 진료 상담을 주로 하는 의료기관이 있냐'는 질문에 30.9%, '주치의개념으로 찾는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14.5%가 답했을 뿐이다. 더욱이 이런 경우도 환자와 의사간에 지속적인 관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장기간 세세한 분야까지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 진료에서 성과를 보기 힘들다는 의미다.
백종환 부연구위원은 "노인의 여러 약물 동시 복용은 어지럼증, 허약증상 등을 일으키고, 낙상 가능성을 높인다"며 "주로 진료 받는 의사나 의료기관이 있더라도 그 관계가 느슨해 적절한 만성질환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고병수 일차의료연구회 회장은 "모든 보건의료와 마찬가지로 복합만성질환 관리에서도 일차의료를 중심으로 정책대안이 잘 녹아들도록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진용 서울대보라매병원 교수도 "저희 연구팀에서 단순경증질환을 가지고 연구한 결과,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환자 중 약 85%가 불필요하게 병원 외래를 이용하고 있었다. 이로 인한 건강보험 추가비용은 고혈압 1095억3100만원, 당뇨 207억2200만원, 고지혈증 732억1900만원이었다"며 "복합만성질환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