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이끈 정유라 강아지

2016-12-08 11:06:20 게재

최순실과 감정상한 고영태

폭로나서 국정농단 밝혀져

유례없는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가 최순실씨와 딸인 정유라씨가 키우던 강아지 때문에 시작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폭로의 주역인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의 증언에 따른 것으로 강아지 한 마리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이끈 셈이 됐다.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나선 고씨는 "제게 정유라의 강아지를 잠깐 맡아달라고 하면서 싸우게 됐다"고 말했다. "두 사람(최순실·고영태)이 싸워 양측이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에게 각각 전화했다고 하는데 어떤 상황이었느냐"고 물은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고씨는 청문회 정회 때 기자들과 만나 내막을 털어놨다. 고씨는 "최순실이 정유라 개를 키우는데 그 개를 나한테 맡겼는데 개를 찾으러왔다. 근데 여행가느라 연락 안 받았는데 개를 두고 혼자 나갔다고 싸운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 일이 있고 난 직후 고씨는 언론사를 찾아가 최씨 문제를 폭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고씨는 "2015년 초에 TV조선을 찾아간 적이 있다. 대통령 순방일정이나 차은택의 기업 자료, CCTV 자료 등 여러 가지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고씨는 "대통령을 좌지우지했던 최순실과 싸우는 것이 두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때는 내가 운동을 했다. 욱하는 게 있어서 그런 생각이 없었다. 후회도 안 했다"고 말했다.

JTBC가 입수한 문제의 태블릿 PC에 대해서는 "저하고 전혀 무관하다"며 "만약 제 것이었다면 제가 바보처럼 거기에 놓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처음 언론에 제보한 고씨는 이날 국회의원들로부터 '영웅' 대우를 받았다.

일부 의원들은 고씨를 "우리 고영태 증인"이라고 부르기도 했고,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인이 판도라의 상자를 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등은 저녁회의 속개에 앞선 정회시간에 고씨에게 다가가 악수를 하거나 "식사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고, 넥타이가 비뚤어졌다고 조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고씨가 최씨를 만난 것은 지난 2012년 말 박 대통령 당선 직후였다. '빌로밀로'라는 가방회사를 운영하고 있던 고씨는 지인으로부터 가방 신상품을 보여달라는 부탁을 받고 나간 자리에 최씨를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의 관계는 매우 돈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에서 "남녀관계였나"는 질문에 고씨는 "절대 그런 관계가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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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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