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 재보궐선거는 '5월 대선 가늠자'

2017-03-14 09:58:52 게재

대선과 한달 차 … 표심 이어질 가능성 커

박근혜 탄핵여파 어떤 영향 미칠지도 관심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한 달여 만인 다음달 12일 전국 30개 선거구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여파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5월 초 치러질 대통령 선거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이번에 치러지는 선거는 국회의원 1곳과 기초단체장 3곳, 광역의원 7곳, 기초의원 19곳 등 모두 30곳이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3곳의 기초단체장 선거다.

경기·충청 대선 표심 가늠자 될까? =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치러지는 기초단체장 선거는 경기도 2곳과 충청 1곳으로, 특정 정당의 기득권이 적은 곳이다. 대선의 표심을 미리 가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장원 전 시장의 낙마로 치러지는 포천시장 선거는 모두 10명의 예비후보가 나서 예비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이 김종천 전 포천시의회 의장을 후보로 확정했고, 나머지 정당들은 당내 후보 경쟁이 치열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윤석 전 포천시의회 의장과 최호열 포천신문사 명예회장이 경쟁하고 있고, 바른정당은 백영현 전 소흘읍장과 이흥구 전 포천시의원, 정종근 현 포천시의원이 각축을 벌인다. 민중연합당 후보로 유병원 박근혜퇴진포천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이 등록했고, 이강림 전 경기도의원과 박윤국 전 포천시장이 무소속으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후보들이 난립한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역대 선거에서는 보수정당이 독점해왔지만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영향을 받을 지가 관심이다.

하남시장 보궐선거에는 현재 6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정당 후보 가운데 자유한국당 윤재군 후보만 공천이 확정됐다. 이번 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 직을 상실해 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민주당이 후보 공천을 하면 안 된다며 날을 세웠지만 민주당도 후보를 공천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오수봉 하남시의원, 김상호 당 정책위 부의장, 김시화 전 하남지역위원장이 경쟁하고 있다. 국민의당 유형욱, 무소속 박찬구 예비후보도 바닥을 누비고 있다.

인구 3만8520명에 불과한 충북 괴산군수 보궐선거의 관심은 무소속으로 내리 3선을 한 임각수 전 군수 지지자들의 표심이다. 괴산군은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새누리당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양자대결을 펼친 곳이다. 결과는 9701(57.03%)표를 얻은 박덕흠 새누리당 후보의 승리였다. 7307(42.96%)표를 얻은 민주당 후보와의 표차는 2394표였다. 하지만 탄핵정국 이후 바뀐 정치지형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특히 임각수 전 군수를 지지했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관심이다. 이 때문에 그 어느 곳보다 무소속 출마자들의 완주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자유한국당은 이미 경선을 통해 후보로 송인헌 전 충북혁신도시 본부장을 확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8∼19일 경선을 통해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민주당 후보에는 박세헌 청풍종합관리 대표, 남무현 전 괴산 불정농협 조합장, 김춘묵 전 서울시 서기관이 도전하고 있다.

이밖에 국민행복당 박경옥 수도농업사관직업전문학교 이사장과 무소속으로 나용찬·김환동 예비후보도 출마채비를 하고 있다.

경남 9개 시·군서 10개 선거구 격전 = 단체장 선거는 없지만 모두 10곳에서 치러지는 경남지역 지방의원 재·보궐선거도 눈길을 끈다. 광역의원 선거가 2곳 있는데다 기초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도 7곳이나 된다. 이 때문에 경남지역 전체 표심을 가늠해볼 수 있다.

경남의 경우 도의회와 18개 시·군의회 대부분을 자유한국당이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10곳 중 9곳이 자유한국당 소속 지방의원이 차지하고 있던 곳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야당의 기세가 거세다.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의 우세를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는 예비후보 등록 현황에서도 엿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광역의원을 뽑는 양산1 선거구에 3명의 예비후보가 나서는 등 모두 13명의 예비후보가 등록, 전체 예비후보 44명 가운데 가장 많다. 과거에는 후보조차 내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예비후보가 등록해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반대로 텃밭이라고도 볼 수 있는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는 10명 뿐이다. 특히 3곳에서는 아직까지 예비후보조차 나서지 않고 있다. 바른정당도 6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해 겨우 체면을 차렸다. 정의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2명씩 후보등록을 했고, 무소속 후보는 10명이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이번 재·보궐선거는 대통령 탄핵 이후 한 달여 만에 치러지기 때문에 탄핵정국 민심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선거"라며 "이번 표심이 뒤따라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신일 곽태영 윤여운 차염진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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