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민연금 고갈론과 촛불혁명

2017-09-05 10:35:52 게재
국민연금이 다시 재정재계산을 할 때가 되었다. 5년에 한번씩 하도록 되어 있는 이 재정계산의 결과를 발표할 때마다 우리는 기금이 고갈되니 부담률을 높여야 한다, 지급률을 낮추어야 한다, 지급시기를 늦추어야 한다는 등의 대안의 목소리들을 높인다. 고갈시기가 2060년이라고 발표하면 아니다 더 빨라진다는 등의 논란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의 출산율대로 계속 간다면 국민연금이 문제가 아니라 2700년대쯤에는 한민족이 멸망한다는 추계도 있다.

50년 정도의 미래를 보도록 되어 있어 고갈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지 추계모델 프로그램이 30년 정도밖에 안되어 있었다면, 추계의 결과는 고갈은 언제 올지 모르는 것으로 나오고, 우리의 시선은 2043년의 2450조원의 엄청난 규모의 기금에 꽂혀 있었을지 모른다. 이 기금으로 한국경제가 질식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더 많이 하게 되고, 연금기금이 한국경제를 망가뜨려 결국은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해친다고 했을지 모른다.

연금의 미래는 경제주체들의 의지에 달려 있어

추계는 불확실한 미래를 우리 의식 안에 확정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지속 가능한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참고를 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그리고 몇 차례의 추계를 해보면서 우리는 이미 안다. 그래서 나는 이번 추계의 결과가 하나도 궁금하지 않다.

고갈의 시기가 2060년인지, 2050년인지 아니면 2070년인지 지금 시기에 그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추계에는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이라는 "경제주체의 의지변수"가 반영되어 있지 않아 실제로 올 미래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주체의 의지를 빼놓고 인간의 삶을 얘기할 수 있을까? 정신문화가 발달하면서 많은 이들이 나의 미래는 내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진실을 깨닫고 있고 우리는 그러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연금의 미래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지금 출산율이 낮은 것을 걱정하며 어떻게든 그걸 높이고자 하고 심화된 경제불평등을 고쳐서 다수가 잘사는 사회를 꿈꾼다. 이 공동체 미래를 어둡게 하는 비양심적인 리더들을 끌어내리고 정치도 바꾸고 경제도 바꾸고자 한다. 우리가 그렇게 노력한다면 출산율은 달라지고 고용률, 성장률도 달라질 것이라 믿고 있다.

출산율이 올라가고, 고용률이 올라가고 경제성장률이 올라가고 수익률이 지금보다는 조금씩 올라가는 것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이들 변수들의 복합작용으로 기금고갈의 시점은 현재 프로그램으로는 예측할 수가 없다. 50년을 훌쩍 뛰어넘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래는 단순 추계의 결과가 아니라 "국민의 의지"라는 변수를 추가한 것으로 연금의 미래는 이런 의지를 가진 경제주체들이 함께 있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식으로 촛불 들었던 것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망가져가는 공동체를 바로 세우고, 청년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현실을 바꾸는 일이다.

이를 위해 가령 국민연금이 아기사랑주택을 지어 낮은 임대료로 결혼한 부부들에게 제공해준다면, 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중소기업들에 투자를 더 늘려 일자리를 만들어준다면, 노인에게는 연금을 주지만 청년들에게는 투자혜택도 주면서 세대간의 연대와 공동체의식을 지금 바로 만든다면, 그것이 더 연금의 미래 지속가능성을 높여주는 일이 되지 않을까?

연금의 지속가능성은 기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구성원들간의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식으로부터 온다. 추계 속의 암울한 미래는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가 아니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추계 속의 미래와 같은 미래'를 물려주지 않고자 우리는 촛불을 들었던 것이다.

노금선 이오스파트너즈 대표 전 국민연금 공단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