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철 9호선' 서울시장선거 쟁점될까

2018-04-05 12:32:24 게재

노조, 후보들에 '혼잡도 개선대책' 요구계획

"운영사 교체가 핵심 … 직영전환 입장 밝히라"

일부 후보 정책검토 … 누적 시민 불만 '불씨'

지하철 9호선 문제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쟁점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9호선은 이용객 수에 비해 열차가 부족해 '지옥철'이란 악명이 붙을 정도로 출퇴근 혼잡도가 극심하다.

9호선 운영사인 '서울9호선운영' 노조는 서울시장 선거 출마자들에게 9호선 운영 개선에 대한 입장을 공개질의하고 이를 선거 쟁점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노조는 그간 9호선 운영사 대주주인 프랑스 회사가 수익을 시설·인력 등에 재투자하지 않고 매년 수십억원 배당금을 챙겨간 것이 지옥철 원인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면서 9호선 혼잡도와 그로부터 기인하는 시민 안전문제를 개선하려면 운영사를 서울교통공사로 바꿔 공사가 직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올해 가을에 열리는 서울시와 운영사 간 수수료 재협상을 9호선 문제 해결의 '적기'로 보고 있다. 계약 기간은 남아있지만 이용 편의성·안전 등 공공 이익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만큼 서울시가 맘을 먹으면 시민 호응을 등에 업고 운영사 교체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는 2013년 9호선 재구조화를 실시하면서 10년 단위 운영계약을 체결했고 5년 마다 수수료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수수료 협상 시한은 올해 10월이다.

노조는 이같은 내용을 서울시장 후보자들에게 전달한 뒤 9호선 운영 개선에 대한 입장을 물을 예정이다. 지옥철 해결을 위해 지방선거 국면을 활용, 주춤했던 시민 여론을 환기하고 구조적 문제 해결을 시도할 방침이다.

9호선 문제가 지방선거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은 후보들 움직임에서도 감지된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일부 예비후보측에서 9호선 운영 현황과 개선안 등에 대한 자료 수집과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후보에 대한 정책 공세의 도구로 9호선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노조는 후보자 간 공세와 답변이 오가고 이를 통해 시민들이 그간 쌓인 불만을 다시 제기하는 과정에서 9호선 문제가 선거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기범 '서울9호선운영' 노조위원장은 "시-시행사-운영사 등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구조가 9호선 지옥철의 1차 원인"이라며 "이명박 시장 시절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맺은 수십년짜리 최저수익보장 계약이 시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어 전향적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소되지 않는 혼잡도는 9호선 문제가 재점화될 수 있는 불씨다. 서울시가 열차 수와 편성을 늘리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음에도 9호선 혼잡도 개선은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말 3단계 구간이 개통되면 그나마 줄어 들었던 혼잡도가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차량 수가 늘어나고 운행 구간이 길어지면 배차 간격이 벌어진다. 여기에 이용객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합운동장~보훈병원 간 3단계 구간이 개통하면 수송객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 "근본적 운영 문제를 손대지 않으면 잠잠했던 시민 불만이 재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는 지난해 12월 '2018년 말까지 차량과 열차 편성을 크게 늘려 9호선 혼잡도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노조도 서울시의 증차 계획이 발표되고 인력충원, 근무여건 개선 등에 대한 회사와 협상이 타결되면서 당시 진행중이던 부분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협상 타결 후 3개월이 다되어 가지만 변화를 못 느낀다는 직원들이 대부분"이라며 "시민사회대책위를 구성하고 토론회를 여는 등 지방선거를 활용해 최대한 9호선 문제 공론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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