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궐련형), 더 안전하진 않다"

2018-11-15 10:59:25 게재

건강증진개발원 "대다수 세계독립기구 연구서 지적" … "담배와 동일하게 규제"

세계 유수 독립기구의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연구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궐련담배보다 더 안전한 것은 아니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는 최신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이철민 교수는 건강증진개발원의 발간물에 실린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최신지견'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주요 전문단체의 입장은, 궐련과 마찬가지로 불완전 요소에 의한 여러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독성성분이 일부 적더라도 건강에 덜 해롭다고 주장할 근거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고 게재했다.

◆일부 성분 적지만 간접흡연노출은 더 높아 =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니코틴 함유량이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이고, 분석한 3개 제품 중 2개는 타르의 함유량이 일반 담배보다 높게 검출됐으며 종합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필립모리스는 이에 반박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분석방법이 적절치 않았고, 식약처 발표에서도 특정 독성물질의 농도는 궐련보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낮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일반담배와 비교한 궐련형 전자담배의 성분 분석 결과는 비교 대상과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까지 연구는 담배회사의 지원을 받은 것들이 많은데, 독립적으로 실험해 전문가들에 의해 인정받은 연구 결과들을 담배회사의 연구 결과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2018년 3월 영국 국립의료기술평가기구는 기존 연구 20개에서 담배회사의 지원을 받은 연구결과가 12개였고, 이 보고서를 작성한 저자 수정 연구 결과(2018년 9월)에는 "논문31개 중 20개가 담배회사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연구에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는 니코틴이 궐련의 70~84%로 나타났으며, 간접흡연 노출은 더 높을 것 등'으로 요약했다.

하지만 담배회사의 영향을 받지 않은 연구기관에서는 다른 결과를 도출했다.

◆가열담배로 공식 변경하고 안전성 정보 제공해야 = 필립모리스는 미국 시장에서 아이코스를 '덜 위험한 담배'로 미국 FDA에 신청했다. 이를 결정하기 위한 미국FDA 자문위원회는 '아이코스가 건강에 덜 위해하다'는 주장에 반대입장을 취했다.

뿐만아니라 일본금연학회를 시작으로 세계보건기구, 프랑스 금연연합, 대한금연학회 등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궐련에 비해 덜 해롭다는 것은 근거가 없으며, 궐련과 동일한 규제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담배회사에서 미국FDA에 제출한 백업 자료들을 독립적 연구자들이 분석한 논문들도 최근 다수 발표됐다. 연구자들은 아이코스의 위해가 적음을 증명하기 위해 담배회사가 제출한 자료들에서 문제점을 찾아 지적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연구에서 폐의 염증과 면역체계의 변화가 관찰되었고, 궐련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바꾼 사람 대상의 실험에서 폐의 염증과 폐기능의 호전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90일 이상 이상 사용한 아이코스 사용자들의 단기 건강 영향을 분석한 결과, 24개의 생화학적 지표 중 궐련과 차이가 나는 것은 1개에 지나지 않아, 건강위험이 적다는 담배회사의 주장에 신뢰성이 부족함을 지적'했다.

또한 필립모리스가 미국 FDA에 제출한 성분 분석 결과에선 'FDA가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성분이 적게 검출된 것으로 나오지만, 그 외 다른 성분 중에는 22개가 기준담배에 비해 높게 나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전체적인 독성의 영향을 알 수 없음을 의미'한다. 필립모리스에서 쥐를 대상으로 시행한 간독성 실험 결과에선, '궐련과 달리 아이코스에 90일간 노출된 쥐에서 간 효소가 상승하는 등 간독성을 시사하는 결과가 확인'됐다.

이런 연구결과들에 비춰 이 교수는 "현재 담배회사의 지원을 받은 연구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다. 또한 흡연의 위험, 특히 심렬관계 질환의 위험은 매우 소량부터 그 위험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위험이 적다고 섣불리 결론짓기 어렵다. 흡연량을 절반 정도 줄이더라도 총 사망률에는 영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교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이름을 가열담배로 공식적으로 변경하고, 안전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특히 덜 해로운 담배, 또는 더 안전한 담배라는 인식을 주지 못하도록 담배회사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제한해야 한다. 이러한 규제정책은 청소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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