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제한 완화·신청사 기공식 “주민들 자신감 생겨”

2026-05-27 13:00:22 게재

장기 숙원사업 모두 해결 성과

외국에서도 스마트팜 벤치마킹

“4.19묘역 위쪽에 거주하는 지인이 있었어요. 벽체에 비가 샌 지 1년이 다돼가는데 수리가 어렵다고 하소연을 하더라구요. ‘관에서 허가를 안해준다’는 거였죠.”

이순희 서울 강북구청장은 “인수위 시절부터 북한산 고도제한 완화를 준비하고 바로 전담반을 꾸렸다”며 “곧바로 도봉구청장을 만나 공동으로 대응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선 8기 내에 해결할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빨리 풀릴 줄 몰랐다”며 “고도제한 완화에 신청사 기공식까지 진행되자 그간 절망했던 주민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대통령 공약에 시·구의원 서명도 = 27일 강북구에 따르면 구는 민선 8기 출범과 동시에 고도제한 완화를 반드시 풀어야 할 ‘주민 숙원 1호 과제’로 정했다. 이 구청장은 “30년 넘게 강북에 살면서 주민들이 겪어온 불편과 제약을 직접 경험했다”며 “너무 오랜 시간 바뀌지 않다 보니 주민들 사이에서도 ‘불가능하다’ ‘해결이 어렵다’는 인식이 자리잡을 정도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제때 정비가 안됐고 생활 기반시설 확충에 한계가 있었다. 수십년간 지역을 묶어놓았던 구조적인 제약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미래 전략을 제대로 세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같은 제약에 묶여 있던 도봉구와 힘을 합쳤고 서울시에 여러차례 찾아가 제도 개선 필요성을 설명했다. 경관·환경 분야 전문 용역을 통해 모의실험까지 진행하고 결과물로 설득했더니 ‘가능성이 있겠다’는 호응이 나왔다.

지난 2024년 6월 34년만에 고도제한이 완화됐다. 대통령이 공약을 하고 시·구의원이 서명을 받아도 진척이 없었는데 2년만에 해결된 것이다. 그는 “해당 지역인 4개 동에서 한달 새 3만4000명 이상이 서명을 했고 주민들이 시장 면담도 했다”며 “얼마나 절박한 현안이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순희 구청장은 “미래 지도를 다시 그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큰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그 덕에 정비사업에도 속도가 붙었다. 현재 강북 전역에서 68개 사업이 추진 중이고 준비 중인 곳까지 포함하면 사업지는 총 123개에 달한다. 정비구역 지정 기준으로 따지면 새로운 주택 공급 규모는 2만5936호다. 직전 민선 7기와 비교하면 14.9배 증가한 규모다. 이 구청장은 “공무원 용어는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주민들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때까지 답변을 해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지역 내 주택 가운데 절반 가까운 48%가 빌라인 만큼 생활 불편을 더는 데도 집중했다. 소규모 주택 관리와 동네 안전·치안까지 담당하는 ‘빌라관리사무소’다. 올해는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가 밀집한 2개 동을 제외한 전 동으로 확대했다.

지난 3월에는 50년 된 구청 건물을 새로 짓는 기공식을 열었다. 민선 8기 2년만에 기금 1750억원을 적립하고 30년 이상 인근에서 영업을 하던 주민들 한명 한명을 설득한 결과다. ‘민선 8기 안에 임시 청사로 이사를 못할 것’이라던 주변 관측이 쏙 들어갔다. 그는 “장기 숙원사업을 모두 해결했다”며 “차근차근 준비를 하니 가능하더라”고 전했다.

이순희 구청장이 스마트팜센터에서 수확한 딸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강북구 제공

◆방치된 부지→미래 먹거리 단지 = 숙원사업 해결과 함께 힘을 쏟아온 분야는 ‘자생력 있는 경제 구조’다. 단순한 소비 중심 상권을 넘어 생산과 체험 유통이 결합된 새로운 경제 구조를 만들기 위한 시도를 이어 왔다. 번동 스마트팜센터는 그 상징성을 보여주는 대표 공간이다. 이순희 구청장은 “인근 아파트단지를 지을 때 기부채납한 곳인데 주민들이 원하는 공원을 조성하기에는 부지가 협소해 방치돼 있었다”며 “첨단기술을 활용한 도시형 농업과 체험 교육, 직판장 운영과 지역 음식점 납품까지 연계했다”고 설명했다.

무단 경작과 쓰레기 투기 등으로 관리가 어려웠던 우이동 북한산 등산로 인근 부지는 ‘스마트팜 재배단지’로 탈바꿈시켰다. 두곳에서 키운 딸기와 애플수박, 루꼴라 버터헤드 등 잎채소는 4.19거리에서 판매하는 먹거리 주 재료가 되고 주민들은 직판장에 줄을 서서 구입한다. 이 구청장은 “일본 중국 아프리카 등 외국에서도 벤치마킹을 온다”고 말했다.

북한산 우이천 등 자연자원을 기반으로 치유와 휴식 문화활동이 결합된 ‘강북형 웰니스 도시’ 전략까지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발판이다. 다만 교통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신강북선 등 도시철도 확충을 통한 교통환경 개선은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며 “민선 8기에 이뤄온 변화를 성과로 완성해 가면서 한단계 도약한 강북의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