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동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작년 출생아수는 32만여명으로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합계출산율은 1명 이하인 0.98명으로 떨어져 세계적으로 유래없는 저출산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저출산 위기의 원인으로 낮은 임금과 불안한 일자리, 날로 치솟는 주거비, 감당이 어려운 교육비와 양육비 등 여러 요인들이 제시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우리 사회가 조성하지 못한 데 기인하는 바가 크다.
2013년 아동실태종합조사에서 우리나라 아동의 '삶의 만족도'는 60.3점으로 OECD 30개국 중 최하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족관계, 교육, 건강 등 3개 영역을 추가한 '주관적 행복' 지수 또한 93.59점으로 28위로 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세프가 아동 성장에 필요한 물질적, 사회적 기본조건의 결여수준을 측정한 아동결핍지수는 58.4%로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에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OECD에서 2017년 발표한 15세 아동의 주관적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 '아주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9%로 OECD 평균인 34%에 비해 매우 낮은 반면, '아주 불만족한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22%로 OECD 평균인 12%에 비해 높게 나타나,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여타 OECD국가에 비해 여전히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가족책임·선별지원서 바뀌어야
그간 우리나라 아동정책은 아동의 양육이나 보호에 있어 부모나 가족의 책임을 강조하는 '가족책임주의'에 기반하여 왔고, 아동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는데 필요한 환경을 만드는 데 국가나 사회의 노력은 미흡했다.
실제 OECD 아동행복데이터포털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가 아동가족관련 급여로 지출하는 공적 지출은 GDP 대비 1.18%로 OECD 국가들 중 최하위권에 머무른다.
이는 스웨덴 3.54%, 영국 3.47%, 프랑스 2.94% 등 선진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최근 정부는 포용국가 아동정책 추진방향을 제시하였다. 정부가 제시한 아동정책의 기본방향은 아동에 대한 국가책임을 확대하여 아동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것으로, '보편성'과 '공공성'의 강화가 핵심 정책방향인 것으로 보인다.
그간 아동과 관련된 서비스는 주로 보호가 필요한 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선별적' 서비스 중심이었고, 서비스의 대부분을 민간에서 제공하다보니 서비스의 양이나 질을 충분히 담보하거나 공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았다.
특히 아동의 생존권, 건강권 등 기본적 권리와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점에서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한 보편성과 공공의 책임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은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방향이 성공하려면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동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급여는 많은 비용을 수반하기 때문에 재원마련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노력이 필수적이며, '공공성'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민간 비영리기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새로운 협치구조를 어떻게 설정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아동정책이 출산정책이나 인구정책의 일부로 간주되기보다는, 가족, 지역사회, 국가가 함께 아동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토록 지원하는 '아동중심' 정책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 영 중앙대 사회복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