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헌재 결정 앞두고 대규모 찬반집회

2019-04-01 14:14:10 게재

"여성의 몸 통제하는 역사 종결할 것"

"낙태죄 없어지면 생명윤리 침범할 것"

낙태죄 폐지 촉구 집회 | 30일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낙태죄 폐지 촉구 집회 '카운트다운! 우리가 만드는 낙태죄 폐지 이후의 세계'에서 참석자들이 헌법재판소에 낙태죄 위헌 판결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KTX 화장실에서 탯줄이 그대로 달린 채 사망한 신생아가 발견됐고, 아이를 낳은 뒤 유기한 대학생은 자수했습니다. 임신을 알았을 때 당사자가 온전히 결정할 권리가 보장됐다면 이런 비극은 벌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임신 3, 4주차란 사실을 알았을 때 만 17세였습니다. 수많은 산부인과를 찾아갔지만 수술을 할 수 있는 곳에서도 보호자 동의를 받아오라고 했습니다. 가출한 청소년이었던 나는 성인인 친구의 신분증을 빌려 서울로 올라가서야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낙태죄폐지반대국민연합 ‘낙태죄 폐지 반대한다’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 원표공원에서 열린 낙태죄폐지반대국민연합 낙태반대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낙태죄 폐지를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이달로 예정된 낙태죄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헌법재판소 선고를 앞두고 관련 집회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23개 단체로 구성된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이 지난 달 30일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연 낙태죄 폐지 촉구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1000여명이 참여해 낙태죄 관련 조항의 위헌 판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낙태 금지가 여성의 건강권과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활동가는 "임신중지는 임신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성이 높아지며 시급을 다투는 필수적 의료행위"라며 "안전한 임신중지와 여성건강의 향상을 위해 그동안 들여오지 못하고 있던 임신중지 약물을 한시라도 빨리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국가의 필요에 따라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징벌하며 건강과 삶을 위협해온 역사를 종결할 것”이라며 △임신중지 전면 비범죄화 △약물적 유산유도제 도입 등 임신중지를 안전한 의료 서비스로 만들 것 △유전적 장애 등으로 임신중지 사유를 제약한 모자보건법 전면 개정 등을 주장했다.

비슷한 시각에 서울 세종대로 인근 원표공원에서는 낙태죄 폐지반대 국민연합을 비롯한 47개 단체가 ‘낙태 반대 국민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성명서에서 "작고 힘없는 사회적 약자인 태아들의 생명권이 위협받는 것은 비극"이라며 "낙태죄라는 기준이 헌법에서 사라지는 순간 사회는 핸들이 고장난 자동차처럼 침범해서는 안 되는 생명윤리의 중앙선을 마구 넘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대한민국이 모든 생명을 고귀하게 여기는 진정한 인권의 나라가 되고 우리 사회가 미래에도 건전하고 안전한 사회로 존속돼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 낙태죄는 결코 폐지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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