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재 경찰 경험살려 기업 위기관리 도움”

2020-04-08 10:40:59 게재

'31년 경찰생활' 이문국 대표, 지킴랩 설립

현지 거래처 평판조회.법률정보 등 전문성

외사 경험 전직 지방경찰청장 3명 등 합류

“해외 대사관에서 경찰영사 생활을 하다 보면 안타까운 일을 많이 보게 돼요. 해외에 진출한 영세 기업들이 정보나 네트워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거든요. 대사관에서 공무원 신분으로 도울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어요. 지킴랩을 세운 것은 ‘관’에서 채워줄 수 없는 틈새를 민간 영역에서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이문국 지킴랩 대표와 이사진들이 6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왼쪽부터 고태관 법무법인 민 대표변호사(경찰대 7기), 조항진 이사(경찰대 1기), 이문국 대표(경찰대 2기), 박화진 이사(경찰대 2기), 이상철 이사(경찰대 2기), 탁종연 팀장(경찰대 9기). 김형선 기자


경찰로 30년을 넘게 살다가 해외 진출 기업들의 위기관리 전문가로 거듭난 이문국 지킴랩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달 지킴랩(GC CMLAB.글로벌기업위기관리연구소)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기업 위기 컨설팅에 뛰어들었다. 경찰대 2기로 1986년 경찰생활을 시작한 이 대표는 태국 대사관 주재관, 경기 남양주경찰서장, 서울 광진경찰서장 등을 거쳐 2016년에 퇴직했다.

지킴랩에는 이 대표 외에도 전직지방경찰청장 3명과 경찰 출신 변호사, 중국 전문 변호사 등 14명이 모였다. 지킴랩에 참여한 전직 경찰들은 이 대표처럼 해외주재관을 거친 외사전문가들이다. 이사로 참여한 이주민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미국 뉴욕에서 주재관 생활을 했고, 서울 방배경찰서장을 역임한 조항진 이사는 일본 주재관 생활을 오래 했다. 이사인 박화진 전 경북지방경찰청장은 인도네시아, 이상철 전 대전지방경찰청장은 베트남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박화진 이사는 해외 주재관 시절 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에 오히려 해외 진출 기업들에게 적극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던 기억을 털어놨다. 박 이사는 “기업들이 해외에서 사기 같은 사건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영사들에게 SOS를 치는데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왜냐하면 경찰영사들은 민간기업의 이익창출과 관련해 적극 개입을 하기보다는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국가가 해야 하는 최소한의 부분만 하고 빠지게 돼서, 기업들은 결국은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태국 지역에서 근무할 때 보면 현지 골프장을 임대해서 운영하려는 한국인들이 많았는데 현지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대사관에서는 형사적인 문제는 도와줄 수 있지만 민사 문제가 되면 한계가 분명했다”고 말했다. 지킴랩처럼 공직생활 당시 축적한 네트워크와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이 있다면 현지 제도에 대한 충분한 조사는 물론, 중재.협상까지 컨설팅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대표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현지 법무법인과 파트너를 맺어서 기업들이 겪는 일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해외 진출 기업들이 조금 더 안전하게 사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수사기관 등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들에게 리스크 컨설팅을 해주는 기업은 국내에는 전무하지만 해외에서는 성공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기업이 '컨트롤 리스크스'나 '크롤'같은 위기관리 전문 기업들이다.

탁종연 지킴랩 팀장은 “동남아 지역에 진출한 기업들이 해외 진출하기 전에 현지 제도에 대한 기본정보나 정치상황을 알기 위해서 외국계 회사에 비싼 돈을 주고 맡긴다”면서 “사실 그 정도는 한국 사람들의 전문성이나 네트워크로도 충분히 커버가능한데 정작 그런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기업이 없어 이번에 지킴랩이 개척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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