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
18일 후보등록, 후보자 5명 역대 최다 … 첫 전자투표, 투표율 변수
회계업계에 따르면 부산지방공인회계사회는 19일 후보자들을 불러 향후 공인회계사회 운영방향과 공약 등에 대한 의견을 듣기로 했다. 출마를 선언한 김영식 삼일회계법인 회장, 정민근 딜로이트안진 부회장(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 최종만 신한회계법인(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 대표, 채이배 민생당 의원, 황인태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등 5명은 부산지방공인회계사회가 마련한 자리에 참석하기로 했다.
출마를 선언한 5명이 후보등록을 마치면 공인회계사 회장 자리를 놓고 역대 가장 많은 후보자들이 경합을 벌이게 된다. 그동안은 통상 후보 2~3명이 경쟁을 벌였다.
이번 선거에 다수의 후보가 출마한 것은 전자투표 도입의 영향이 가장 컸다. 시간을 내서 투표장을 직접 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면서 투표율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투표장에서 진행된 역대 선거는 투표율이 30%에 그치는 등 참여율이 낮았다. 따라서 회계법인 차원에서 소속 회계사들에게 투표 편의를 봐준 빅4 회계법인들의 참여가 높았고, 선거결과도 빅4의 지지를 받은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전자투표 시행으로 중견·중소회계법인을 비롯해 각종 기관과 기업 등에서 일하는 비전업 회계사들의 투표 참여율이 높아지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금감원에 근무하는 직원 중 400여명은 회계사들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투표율이 낮아서 결과가 어느 정도 예측이 됐기 때문에 후보자들이 2~3명으로 압축됐다"며 "이번에 처음 실시하는 전자투표에서 투표율이 올라갈 경우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전자투표 도입 여부를 놓고 한국공인회계사회 내부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나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전자투표 도입이 불가피해졌다.
김영식 회장과 정민근 부회장은 빅4 회계법인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최종만 대표는 중견·중소회계법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회계법인(회계사 50명 이상) 13곳은 18일 회동을 통해 최 대표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중소회계법인도 20일 회동을 통해 지지 후보자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회계학회장과 금감원 전문심의위원 등을 지낸 황인태 교수는 빅4와 중견·중소회계법인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회계업계에서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인회계사회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대 변수는 채이배 민생당 의원으로 꼽힌다. 젊은 회계사들을 중심으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채 의원은 전자투표의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회계업계 원로들을 중심으로 김영식 정민근 최종만 3명 후보의 단일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채 의원은 18일 오전 후보자등록을 마쳤고, 젊은 회계사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공인회계사 선발인원 축소'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투표율이 50%에 그칠 경우 빅4 후보들이 유리하겠지만 70% 이상으로 올라가면 빅4 중심의 구도는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내달 17일 예정된 66회 정기총회에서 회장과 부회장, 감사를 선출하는 선거를 실시한다. 투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투표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최근 회칙개정을 통해 후보자가 내는 기탁금을 1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렸고, 회장 연봉은 3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