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고졸취업 통계, "정부도 언론도 틀렸다"

"직업군인은 왜 취업통계에 안 잡았나"

2020-12-01 11:19:35 게재

'직업계고- 대학- 기업' 연계 혁신 필요

교육부는 11월 27일 올해 직업계고 취업률이 51%라고 밝혔다. 그러자 일부 언론은 직업계고 취업률이 28%로 곤두박질쳤다며 질타했다. 51%와 28%의 차이는 무엇일까.

교육부는 곧바로 반박자료를 통해 취업률 산정방식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올해 실시한 취업률은 국가승인통계로, '공식 취업률 정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업자와 실업자는 경제활동인구를 구성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취업률 산정시 경제활동인구를 대상으로 도출함이 타당하다는 것. 따라서, 대학 진학자는 경제활동 인구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취업률 산정에 포함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올해 처음으로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 통계를 공공 데이터베이스(DB)와 연계해 취업률을 계산했다. 마이스터고 71%, 특성화고 49%, 일반고 직업반 32%로, 단순 알바를 빼면 올해 고졸취업은 51%가 나온다. 이는 졸업생 2명 중 1명이 취업한 셈이다.

2020년 졸업자 8만9998명 중 진학(대학) 3만8215명, 군입대 1585명, 기타를 970명으로 분류했다. 그런데 대학진학(전문대 포함)자 3만8215명이 어느 전공을 선택했는지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취업을 못해 대학을 선택한 것인지, 아니면 전공을 살려 취업을 길게 보고 대학을 선택했는지 알 길이 없다. 대학 진학자의 71.7%가 전문대학을 선택했다고만 밝혔다.

군 입대 문제도 마찬가지로 깜깜이 정보다. 문재인정부 들어 교육부는 국방부와 업무협약을 통해 양질의 전문분야 부사관 양성에 공을 들였다.

대구 일마이스터고교의 경우 아예 부사관학과를 신설했다. 군에서 필요한 우수한 인재를 고교과정에서 길러내고 있는 것이다.

올해 군특성화고는 35개교 55개 학급, 학생정원 1500명이다. 국방부 입장에서는 일거양득이다. 특성화고에서 '부사관학과'를 선택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장기근무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직업군인'으로 불리는데도 정부는 '취업통계'로 잡지 않은 것이다.

올해 군에 입대한 1585명 중 부사관을 선택한 수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가 없다. 직업군인으로 부사관을 선택한 수가 밝혀지면 고졸(직업계고)취업자 수는 더 늘어난다.

대전시 특성화고 입학담당 김 모 교사는 "정부가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더 촘촘한 정보를 바탕으로 통계를 제시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며 "'선취업 후진학'이 성공하려면 실업자를 양산하는 대학의 정책을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졸취업도 문제지만 늘어나는 고학력 실업자(청년층 체감실업률 23.1%)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산업현장에서 원하는 인재양성에 맞는 정책을 구축하고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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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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