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취업' 체질개선│② '양보다 질'-경기자동차과학고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미래 자동차 명장 꿈꿔"
산학일체형 도제교육 완성 … 고교학점제·SW교육 선도학교 기량 갖춰
2017년 제주도 현장실습생 사망사건은 특성화고를 비롯한 '고졸취업'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열악한 현장실습 환경에 국민들과 학부모들은 분노했다. 학교는 아이들을 열악한 일터에 보내기를 꺼려했다. 고졸취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쳤다. 교육부는 고졸취업 체질개선에 나섰고, 학교와 기업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1학년 때부터 '학교 카클리닉 동아리' 활동에서 '아우스빌둥' 준비 프로그램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고, 올해 아우스빌둥 채용에 합격했습니다."
코오롱BMW 강남지점에 근무중인 이성찬(경기자동차 과학고등학교 졸업) 군의 설명이다. 아우스빌둥은 독일 도제교육(직업교육) 프로그램으로 2017년 경기자동차과학고(교장 전혜현)가 도입해 운영중이다. 한국상공회의소가 주관하며, 한국에서 독일과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참여 학생들은 졸업 후 독일 자동차 회사에 취업한다. 올해만 18명이 아우스빌둥을 통해 독일 우수기업에 취업했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도제교육에 참여한 학생 66명이 독일 자동차 우수기업에 취업, 자동차 명장을 꿈꾸고 있다.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정규직 취업을 하고, 관련 대학에서 공부하는 '일과 학습'을 병행하고 있다. 군 복무 후에는 다시 정규직으로 복직한다. 학생들은 방과 후 시간에 진행되는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차정비 기능사, 자동차 차체수리기능사, 보수도장기능사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다. 매월 1회 자동차 전문가가 참여하는 현장실습에서 기술을 익힌다.
이런 시스템은 취업 후 학교와 기업간 벽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학생과 기업 모두 만족도가 높은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셈이다. 경기자동차과학고 교육과정에 지자체도 참여한다. 지자체 예산으로 학생들이 지역 주민들에게 차량관리와 경정비 봉사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미래 자동차 교육과정 운영 = 경기자동차과학고는 2018년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자동차분야, SW개발분야) S등급을 획득했다. 자동차과 미래자동차과 자동차아티과 자동차디자인과를 운영한다. 총 24학급 673명이 자동차 전문 교육을 받는다.
특성화고교가 받을 수 있는 '우수학교' 지정에 거의 다 선정됐다. 특성화고혁신지원사업, 고교학점제, SW교육선도학교, 스마트팩토리 거점학교, 경기도 유일 졸업생 지원사업 모델학교가 됐다. 이어 비즈쿨학교, 경기컨텐츠창의학교, ICT미래인재양성 지정을 받았다. 학생들이 전문성을 갖추는 데 부족함이 없는 교육과정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우려하는 현장실습 시스템도 완벽하게 갖췄다는 평가다. 사고 우려가 있는 기업 현장은 사전에 철저히 점검한 후 학생들을 보낸다. 올해는 코로나19로 현장실습이 어려웠지만, 경기자동차과학고는 전체 인원(3학년) 228명 중 128명이 현장실습에 참여했다.
교육과정은 학년별로 나눠 진행한다. '자동차과'의 경우 1학년은 인문교과+전공기초(자동차기관)교과 편성에 따른 직업기초능력 함양과 도제 및 진로준비를 위한 정규수업을 한다.
2학년은 '도제반+비도제반'으로 나눠 운영한다. 전문교과 위주로 편성, 전공이론 및 실습을 통합한 NCS실무교과를 적용했다. 3학년 역시 '도제반+비도제반' 으로 운영한다. 도제취업 및 아우스빌둥, 취업맞춤반, 일반취업, 공무원, 공공기관, 대기업 공채, 진학 등 진로 선택을 위한 NCS실무교과와 현장실습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1학년부터 시작하는 방과후 프로그램을 통해 대부분 학생이 3개 이상 자동차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다. '자동차IT과+자동차디자인과' 1학년의 경우 직업기초능력과 인성 교육에 초점을 맞춰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2~3학년은 전공 이론과 실습을 바탕으로 취업 연계 프로젝트 운영에 참여한다. 소프트웨어개발 분야 도제 운영 및 디자인 공모전 입상 등 우수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대부분 학생들이 '취업과 진학'을 실현하는 것도 이런 교육과정에서 비롯된다. 특히, 자동차 시스템의 통신, 소프트웨어 바탕의 기술양성과 외장관리 분야를 대비한 다양한 연수 및 체험 프로그램으로 미래 자동차 산업을 대비하는 적응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주학 담당부장교사는 "학생들이 자동차와 관련된 IT 분야 기초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교육과정은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따른 적응력을 키워주기 위한 것"이라며 "학생들이 만족하는 양질의 취업을 위해 '학교-기업'의 소통과정을 더욱 튼튼하게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단위 학생 모집 최우수 특성화고로" = 경기자동차과학고 직업교육 목표는 분명하다. 미래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갈 전문가 육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 인성과 기술력을 합쳐 세계 자동차 시장에 진출시킨다는 게 학교 방침이다. 외부 자동차 전문가 인력풀을 확보, 학생 기초교육과 실습 과정에서 효과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경기자동차과학고는 현재 75개의 우량기업과 협약을 맺고 있다. 학생들이 재학 중에 기업현장에서 실무를 익히고 졸업 후엔 그 기업에 취업 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2학년 때부터 시작하는 도제식 현장실습은 진로에 대한 뚜렷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도와준다. 따라서 타 직업계고 보다 학교생활 만족도가 높다. 중도탈락률도 매우 낮다. 일반 학교에서 고민하는 학교폭력이나 왕따가 거의 없는 학교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게 전혜현 교장의 설명이다. 전 교장은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우수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정착시켰다"며 "이는 본교 졸업생에 대한 기업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학생 학교 기업 모두가 만족하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로 자리매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