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자동차업체들 잇단 미래차 변신 선언
GM, 2035년 전기차만 생산
포드, 미래차 32조원 투자
현대차, 글로벌 M&A 활발
내연기관(엔진) 중심의 전통 자동차회사들이 전기차·자율주행차업체로의 변신을 속속 선언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회사 GM은 지난 1월말 "2035년까지 휘발유와 디젤엔진 자동차의 생산·판매를 전 세계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GM의 매출과 수익 98%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판매에서 이뤄진다.
GM은 전기차 가격을 좌우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기 위해 연구·개발(R&D)에 적극 나선다. GM은 2023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270억달러(30조2000억원)를 투자하고, 2025년까지 30종의 전기차를 세계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GM은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전시회(CES) 2021에서 차량 실내를 거실처럼 꾸민 자율주행차 '캐딜락 헤일로'와 항공 모빌리티제품인 수직 이착륙드론 '버톨' 등 미래형 컨셉트카를 선보이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M 발표로 세계 자동차업계의 전기차 전환이 예상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BC캐피털은 "GM 목표치를 반영하면 2035년까지 세계 전기차 보급률이 43%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GM발표 엿새 뒤에 미국의 2위 자동차회사인 포드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대규모 투자를 선언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4일(현지시간) 포드가 2025년까지 전기차·자율주행차에 290억달러(32조4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세부적으로는 전기차 220억달러, 자율주행차 70억달러 등이다. 2022년까지 하이브리드차 등 전기차 부문에 115억달러를 투자하겠다던 기존 계획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커넥티드 전기차에 전념할 것"이라면서 "포드는 전기차에 올인하고 누구에게도 그 영역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모든 차종에 전기차 모델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그룹은 10년간 70여종의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하고, 그룹내 전기차 점유율을 2030년 최소 4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폭스바겐이 보유한 영국의 고급자동차브랜드 벤틀리도 2030년까지 전 모델을 전기차로 전환한다. 메르세데스-벤츠 모회사인 독일 다임러는 2022년까지 전 차종에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기로 했다.
볼보는 2019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2040년부터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순수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전동화 차량만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현재 15종인 친환경차를 2025년까지 44종으로 늘리고, 기아는 2025년까지 전기차 11종 라인업을 구축한다.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과 영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얼라이벌과 손을 잡고, 전기차 및 플랫폼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업체인 앱티브와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20억달러를 공동 투자하고, 승차호출서비스업체인 동남아시아 그랩과 미국 우버와도 제휴했다.
2020년 초에는 우버와 함께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사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개인용 비행체를 개발하고, 우버는 항공승차 공유 네트워크로 고객들에게 UAM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의 로봇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이어 '뉴 2025' 전략을 발표하고, 모빌리티 디바이스(탈 것) 등에 60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UAM 서비스는 승객과 화물을 모두 대상으로 한다.
자율주행 부문의 경우 2022년 레벨 3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레벨 4, 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