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민영돈 조선대학교 총장

"특성화 발판으로 사회가 원하는 인재양성"

2021-05-03 11:38:20 게재

AI창의융합·스마트이동체·K-컬처엔터테인먼트·사회안전망 분야 육성

혁신 통해 '창학 100년' 향한 재도약 나서 … 지역사회와 산학협력 활동

올해로 개교 75주년을 맞은 조선대는 1946년, 7만2000여명의 지역민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내 설립한 우리나라 유일의 민립대학이다. 조선대는 창학 100년을 향한 재도약을 위해 교육혁신·산학혁신·경영혁신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대학혁신지원사업 추진을 통해 교육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선대의 교육혁신 목표는 '4차산업을 선도하는 실사구시형 창의인재 양성'이다. 조선대는 대학혁신지원사업 1차 연도의 성과에 힘입어 지역사회 기반 특성화 교육, '잘 가르치는 대학' 브랜드 지속발전,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스마트 교육환경 조성, 학생 성공 플랫폼 구축 등을 위해 대학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4월 1일 대면과 4월 24일 서면으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편집자 주>
민영돈 총장은 | 조선대 총장(2019.11 ~)/대한위암학회 회장(2019.04 ~ 2020.08)/조선대병원 병원장(2011.12 ~ 2013.11)/장기기증재단 이사장(2011.05 ~ 2019.07)/조선대병원 외과 과장(1997.02 ~ 2001.02)/조선대 교수(1996.11~)


■인구절벽 사태 속에서 지역대학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해 보인다.

대학의 경쟁력 확보는 결국 시대를 내다보고 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관건이다. 조선대는 2019년부터 4차산업혁명시대 대학혁신의 추진 동력으로 △AI 창의융합 △스마트이동체 △K-컬처엔터테인먼트 △사회안전망을 특성화 분야로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동차 선박 항공우주 등 3개 학과를 통합해 신설한 스마트이동체융합시스템공학부는 전기 자동차 등 미래 이동체에 대한 융복합 교육과정을 진행하며 실무형 전문인재양성을 위해 융합기초(1~2학년), 자기설계전공트랙(3학년), 진로적성선택트랙(4학년) 등 3단계 교육과정 체계를 구축해 우수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 대학은 또 AI시대와 신재생에너지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첨단분야 학과도 개설했다. 2021학년도부터 첨단분야 학과인 첨단에너지공학과와 인공지능공학과를 신설하고 AI시대를 견인할 인재 양성에 몰두하고 있다.

■다른 분야 혁신사례도 소개해 달라.

조선대는 '함께형' 인재 양성을 위해 전공과 교양 그리고 비교과 교육과정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고 있다. 전공 및 교양 교육과정 편성부터 학과별 맞춤형 컨설팅, 교육과정 인증심사를 통해 대학 핵심역량과 특성화 방향에 부합하도록 교과목을 지속적으로 개편하는 중이다.

또 독자적인 교육질 관리 시스템(CU-3 Step CQI)을 운영한다. 1단계 교원과 교과목 그리고 프로그램 질관리, 2단계 교육과정 질관리 그리고 3단계 학습환경 조성을 위한 대학행정 질관리가 통합적으로 이뤄진다. 각 단계별로 학생 모니터링 결과도 주기적으로 반영한다.

이 체계를 통해 교육의 질을 개선하고 교수, 학과, 부서를 평가·시상한다. 우수 교수와 학과, 부서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성과를 확산하고 있다.

■교육혁신은 수업혁신과 직결되는데.

교육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교원들을 대상으로 교수역량 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기존 수동적인 교수법을 벗어나 맞춤형 교수법인 '티칭 마에스트로'를 통해 학과별 교육과정에 맞는 컨설팅·수업모델 개발 등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우수 수업 사례는 교수학습공동체를 통해 공유된다.

■정규 교과과정뿐만 아니라 비교과와 대외활동도 중요한 시대다.

재학생들의 진로탐색 및 설계, 취업을 위한 역량관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학생통합지원시스템(CU+/Career Up+)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진로설계, 역량개발, 취업실전, 창업준비 등 4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됐다. 세부적으로는 MY역량관리, 원스톱상담, CU-SP문화마일리지, 비교과프로그램 등이 있다. 이에 맞춰 재학생들이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저학년부터 해당 직무에 필요한 기초 직무역량을 단계별로 차근차근 쌓아 나가도록 유도한다.

CU 문화마일리지의 경우, 학생들이 했던 문화생활을 점수화 한 것이다. 코로나19 상황 이전에는 문화마일리지 점수를 많이 쌓으면 대학 차원에서 학생들의 해외여행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보상도 마련해 학생들의 호응도 좋았다.

■성과는 있었나.

대학혁신지원사업 1차 연도 연차평가에서 대학의 중장기 발전계획의 목표와 혁신사업 목표가 잘 연계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사업 추진실적이 중장기 발전계획에 부합하고 영역별 프로그램 수행실적이 뛰어난 점을 인정받아 최우수 등급인 A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환경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학습환경 조성도 우리 대학이 집중하고 있는 과제 중 하나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교육환경 개선이 자연스럽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준비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대학은 코로나19 속 원활한 비대면 수업을 위해 미래지향형 스마트 수업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혼용하는 온-오프 블렌디드 수업을 구현하기 위해 90여 개의 'CU-스마트 러닝실'을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

■비대면 수업의 질 관리도 화두다.

그렇다. 우리 대학은 환경개선뿐만 아니라 온라인 수업의 질도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 2020년 2학기에는 수천개에 달하는 온라인 수업을 매주 모니터링해 담당교원에게 피드백했다. 또 학생회가 주도해 매학기 2회에 걸쳐 '좋은 수업'과 '개선할 수업'을 직접 선별하는 모니터링도 시행했다.

특히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사항과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학습도우미 아카이브'를 운영하고 있으며, 교원들이 온라인 수업에 대한 정보와 우수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소통공간도 마련해 운영 중이다.

■지역사회와 긴밀히 연계된 산학협력도 눈에 띈다.

우리 대학은 LINC+사업단을 중심으로 산학협력거점센터를 구축해 지역사회와 긴밀한 산학협력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자치단체와 완도산학협력거점센터를 설립해 완도지역 청년창업 지원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조선대 해양생물연구교육센터와 완도군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완도청년기업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해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청년창업을 장려하고 있다. 또 해양바이오연구센터와 업무협약을 통해 특산물을 활용한 청년창업과 완도에 창업·이전을 희망하는 기업을 지원한다.

■광주지역 구도심 활성화를 목표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주목받고 있다.

조선대 LINC+사업단 충장로산학협력거점센터는 구도심인 광주 충장로의 상인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상권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장수 점포를 운영하는 장인들과 대학생 간 현장실습을 진행했으며, 충장로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청년단체와 협력하고 있다. 특히 충장지역 문화예술분야 확산을 위한 충장로-담양 콜라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지난 2월에는 광주의 중심 충장로의 역사와 인문학적 가치를 책으로 엮은 자료집도 발간했다.

■코로나19로 취업난이 가중됐다. 학생들에 대한 취업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직무·기업별 취업 전문가와 함께하는 다각적인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재학생과 졸업생의 취업을 돕고 있다. 대표 취업지원 프로그램 'CU골드클럽'은 운영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취업 목표를 공기업, 대기업, 중견기업, 금융 등으로 나누고, 각 분야에 맞는 프로그램을 설계해 제공한다.

최근 신설한 '취업성공 사관학교'도 수요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가장 선호하는 프로그램을 한데 묶었다. 국내 30대 대기업 채용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또한 조선대 대학일자리센터는 지난해 고용노동부로부터 가장 많은 우수사례가 선정됐다. △입사지원 뽀개기 △면접 뽀개기 △CUCU멘토링 등의 프로그램을 분기별로 진행하며 입사지원서 작성부터 NCS/인적성 검사, 면접에 걸친 취업의 전반적인 과정을 훈련시킨다.

■취업만큼이나 창업지원도 중요한 시대다. 학생 창업을 위한 지원책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

우리 대학은 창업을 희망하는 재학생과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창업강좌, 창업캠프 및 특강, 창업 장학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창업초기, 아이템 발굴기, 사업화 및 성장기, 사업 고도화시기로 이어지는 단계별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우리대학의 창업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사업화에 성공해 주목받는 기업들이 있다.

졸업생인 김홍만 이어드림 대표는 생활필수품 등 정기배송 플랫폼(어플)을 개발했다. 재학생인 안희철 이츠팀 대표는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한 무드등을 출시했다. 또 항공우주공학과에 재학 중인 이성문 우주로 대표는 초소형 인공위성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초소형 추진 기관을 개발해 화제가 됐다.

■다가오는 건학 100주년에는 어떤 모습이 되길 바라고 있나.

지역의 대표 사립 종합대학교로서 인재 양성이라는 대학의 고유한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 기업의 성장을 도와 청년일자리를 창출, 이것이 지역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캠퍼스 내에 구축하고 싶다.

75년 전 '조선대학교 설립동지회'가 척박한 허허벌판에 대학을 세웠다. 현재 우리 대학은 25만여 동문이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학이 됐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다. 침체돼고 있는 지역이 우리 대학의 자랑스러운 역사처럼 부흥의 길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100년 대학이 되고 싶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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