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주인권기념파크 무산되나

2021-08-06 11:54:00 게재

옛 광주교도소 터에 조성

기재부 "건물만 존치" 고수

광주시 초기대응 부실논란

기획재정부과 광주시가 5.18 사적지인 옛 광주교도소 부지 활용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광주시는 부지 전체에 민주인권기념파크를 만들 계획이다. 반면 땅 주인인 기획재정부는 건물만 존치하고 나머지 땅을 개발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은 광주시가 초기 대응을 잘못해 발생했다.

갈등은 3년 전에 예고됐다. 정부는 지난 2019년 1월 경제 활력 대책회의를 열고 '생활 SOC 및 국유재산 토지개발 선도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용도가 끝난 국유지를 개발하는 게 주요 골자다. 이에 따라 옛 광주교도소 등 11개 선도 사업지구를 선정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옛 광주교도소는 문화교육 공간과 첨단물류 및 전자상거래 창업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땅 주인인 기획재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에 개발사업을 위탁했다. 이에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해 10월 연구용역을 통해 개발계획을 확정했고, 이 때부터 잔여부지에 초고층 아파트를 짓는 것으로 사업내용이 급선회했다. 이에 광주시와 5.18단체도 동의했다는 게 기획재정부 설명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전체 면적 8만9000㎡ 중 1만5000㎡를 주상복합 아파트로, 1만1570㎡를 창업공간 등 도시 지원시설로, 1만2905㎡를 복합시설과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여기에 필요한 예산은 아파트 부지를 매각해 충당한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광주시에 고층아파트 신축이 가능토록 토지 용도변경을 요청했다.

개발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지난 5월 성명을 통해 "옛 광주교도소는 5.18 당시 시민들이 고문당하고, 수용됐던 곳"이라며 "수익창출에만 매달린 초고층 아파트 건설계획을 포기하라"고 주장했다. 어정쩡한 입장이던 광주시는 그때서야 용도변경 불가방침을 세우고 기획재정부와 협의에 나섰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여전히 원안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광주시는 대선공약에 포함시켜 기획재정부 입장을 바꿀 계획이다.

특히 민주인권기념파크가 문재인 정부 대선공약이라고 기획재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고층아파트는 안 된다는 입장"이며 "20대 대선공약에 포함시켜 해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광주시와 5.18단체가 사업계획에 동의했는데 이제 와서 변경을 요구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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