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마지막 해 604조 예산안 심사 시동

정부 평가에 대장동-고발사주 '2차전' 예고

2021-10-25 12:06:26 게재

선심성 재정투입 쟁점 부상 … 재정 지속가능성도 논란

이재명의 '기본소득' 재원, 지역상품권 지원 확대 요구도

문재인정부 마지막 해 예산안 심사가 시동을 걸었다. 내년 3.9 대선과 6.1 전국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600조원을 넘긴 예산안이 심사대에 올라 여야간 힘겨루기가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예산안과 연관돼 있지 않더라도 각 부처 현안 질의와 예산결산특위 종합질의 등을 통해 대장동-고발사주 의혹을 건 '2차 대리전'이 국정감사에 이어 다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 경찰, 공수처의 수사가 진행 중으로 새로운 내용이 더해질 수 있어 예산안 심사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환담하는 문재인 대통령│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회에서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접견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다만 국정감사를 통해 야당의 약한 전투력이 드러난 데다 야당도 지역구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 본격적인 대선국면을 앞두고 계속 예산안을 잡고 있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산통과기한인 12월 2일을 넘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5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이날 대통령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21대 국회는 본격적인 '예산안 심사' 국면으로 접어든다. 내달 5일 국민의힘 경선이 마무리되면서 상임위 심사일정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지난 9월 3일 총수입 548조8000억원, 총지출 604조4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총지출은 올해 본예산에 비해 8.6%, 46조4000억원이 늘었고 국가채무는 1068조3000억원으로 GDP(국내총생산) 대비 50.2%를 기록할 전망이다.

임익상 국회예산정책처장은 "국가 경제회복과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이 지속됨에 따라 개별사업의 효과와 함께 전략적 재원 배분, 재정의 지속가능성 등을 점검해야 할 국회의 역할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정부 5년 평가 = 야당은 대선을 앞두고 대규모 예산을 쏟아부은 문재인정부 마지막 예산안 심사인 만큼 '정권심판론'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는 집권 1년차부터 추가경정예산을 시작해 매년 1회 이상 추가로 예산을 투입했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이 덮쳤던 2020년엔 4차례, 지난해에는 2차례의 추경이 편성됐다. 예산은 2018~2022년까지 연평균 9.0%의 총지출액 증가율을 보였다. 총수입 증가율은 5.3%에 그쳤다.

총지출액은 400조5000억원에서 203조9000억원이 늘었다. 증가율만 50.9%다. 반면 총수입액은 414조3000억원에서 548조8000억원으로 32.5%인 134조5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는 같은 기간에 660조2000억원에서 408조1000억원이 증가했고 증가율은 61.8%에 달했다. GDP대비 비율은 36.0%에서 14.2%p 뛰어 50%선을 넘어섰다.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함께 문재인정부의 핵심성장정책인 '소득주도성장'과 '최소임금 인상'에 대한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코로나19 대응이나 한국판 뉴딜, 탈원전, 청년 실업, 부동산 등도 강도높게 짚을 가능성이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코로나19 백신·방역 등 감염병 대응 사업 △한국판 뉴딜 및 전략산업분야 재정지원 사업 △탄소중립경제 △신 양극화 대응 및 중층적 사회안전망 강화 사업 △청년 희망사다리 패키지 △지역균형발전과 혁신 지원 사업 △소상공인·전통시장(상점가) 위기극복·활력회복 프로젝트 사업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대응, 부동산정책 등 양극화 문제가 주로 언급될 전망이다.

◆대선 대리전 양상 지속 = 예산 심사 자체가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월 5일에 결정되는데다 그 이후에는 양당 선거캠프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지고 그 불똥이 예산 심사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야당은 이재명 지사와 연계돼 있는 대장동게이트를 집중 타격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국민의힘의 후보가 누가 되든 고발사주 의혹을 부각시켜 맞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사가 직접 상임위나 예결위장에 나오진 않지만 국토위, 법사위, 행안위, 운영위뿐만 아니라 예결위에서 야당은 정부 부처를 상대로 이 지사 간접 타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 재원마련 등도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양 정당 후보의 정책공약에 대한 검증도 같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지사가 요구하는 지역상품권 예산 증액 역시 주요 쟁점이다. 이 지사는 지난 9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예산이 올해 1조522억 원에서 2403억 원으로 77.2%나 줄었다"며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매출 증대를 도모하고 골목상권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이라며 "지역화폐 발행에 대한 정부 보조는 대폭 확대돼야 한다.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예산안의 대폭 증액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경기지역화폐 운영사 코나아이의 낙전, 이자 수입 등으로 대규모 수익을 올린 것에 대한 의혹으로 번질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일 수 있다.

국회 사무처 핵심관계자는 "여야의 정치상황에 따라 예산안 심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라며 "하지만 대선 일정 등이 있어 마냥 뒤로 늦추긴 어렵고 여야 모두 부담이라는 점에서 12월 2일 통과는 지켜질 것"이라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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