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협상단 파키스탄 파견 전격 취소…종전협상 ‘먹구름

2026-04-26 14:32:28 게재
USA-TRUMP/DINNER
4월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에서 FBI 요원들과 경찰관들이 워싱턴DC 백악관출입기자협회 연례 만찬 총격 사건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과 관련된 주거지 밖에서 조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두 달째 이어지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끝내기 위한 외교적 돌파구 마련 기대가 약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보낼 예정이던 미국 대표단의 방문을 취소했다.

로이터통신은 26일 이란 외무장관의 파키스탄 방문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가 이끄는 대표단의 이슬라마바드행을 취소하면서 평화 협상 전망이 잇따라 타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주말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방문했지만, 미국과의 협상 진전 없이 귀국했다. 이란 정부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란은 위협이나 봉쇄 속에서 강요된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협상 논의가 시작되려면 미국이 먼저 이란 항구 봉쇄 등 작전상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측은 미국의 최대 압박식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슬라마바드의 이란 외교 소식통은 로이터에 이란은 미국의 최대주의적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자신의 파키스탄 방문이 매우 유익했다고 평가했지만, 실제 협상 진전은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기자들에게 이란 측 제안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표단 방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에 너무 많은 이동과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란의 제안은 이를 감수할 만큼 충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이란이 많은 것을 제안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도 이란 지도부 내부에 엄청난 내분과 혼란이 있다며 누구도 누가 책임자인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모든 카드를 쥐고 있고, 이란은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다며 이란이 대화를 원한다면 전화만 하면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내부 분열설을 부인하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지난 23일 테헤란에는 강경파와 온건파가 따로 없으며, 이란은 최고지도자를 중심으로 단결해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핵심 협상 책임자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와 아라그치 장관도 최근 비슷한 메시지를 냈다.

협상이 멈춰 서면서 세계 경제 부담도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은 이미 에너지 가격을 수년 만의 고점으로 끌어올렸고, 인플레이션 압력과 세계 성장 둔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란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송량의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상태이며, 미국은 이란산 원유 수출을 차단하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레바논 내 헤즈볼라 목표물을 공격하라고 군에 지시했다. 이는 3주간 유지돼 온 휴전을 다시 시험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백악관은 앞서 이란 측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다며 JD 밴스 부통령이 파키스탄으로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밴스 부통령은 이달 초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1차 협상을 이끌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미국·이란 충돌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됐으며, 이후 이란은 이스라엘과 미군 기지, 걸프 지역 국가들을 공격했다. 현재 양측 사이에는 휴전이 시행 중이지만, 협상 동력이 약해지면서 전쟁 종식 전망은 다시 불투명해졌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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