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기업, 디지털통화로 기업간 결제

2021-11-26 11:51:08 게재

74개 기업, 블록체인 활용해 직접 거래

종이청구서 쓰는 관행 시간·비용 낭비

일본의 주요 대기업들이 상호 거래를 할 때 디지털통화를 사용하기로 했다. 기존 금융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기업간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거래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이 통화는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법정통화로서 디지털통화(CBDC)와는 다르다.
일장기와 1만엔권 지폐. 로이터=연합뉴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주요 메이저은행과 NTT그룹 등 74개 기업과 단체가 참여하는 연합체가 2022년 하반기를 목표로 디지털통화의 실용화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블록체인을 활용해 이뤄지는 것으로 24시간 언제든 즉시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연합체에 참여하는 기업은 미쓰비시UFJ은행, 미즈호은행 등 금융권과 일본을 대표하는 통신업체 NTT그룹, JR동일본(철도), 일부 지자체 등이다.

이들은 디지털통화를 'DCJPY'로 부르기로 하고 올해부터 시험거래를 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전력거래 등에서 시작할 전망이다. 간사이전력 등이 참여해 기업이 지불하는 전력요금의 결제를 DCJPY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시험사용을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거래를 시작할 전망이다.

행정업무에도 이용이 가능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연합체에 참여하고 있는 후쿠시마현 아이즈와카마쓰시는 세금 납부와 각종 지원금의 지급 등에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아이즈와카마쓰시는 특히 의료와 교통 등 시민의 일상생활에서도 디지털통화가 사용 가능하도록 만들어 간다는 구상이다.

대기업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디지털통화 발행에 나서는 데는 기존 기업간 결제의 비효율성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일본은 기업간 거래에서 은행을 통한 송금 등을 할 때 온라인으로 간소화는 했지만 여전히 청구서 발행과 외상매출의 관리 등을 종이로 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간 거래에서 디지털화가 크게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간 거래에서 디지털화가 뒤처져 있다보니 실제 현금의 인출까지 심하게는 2주에서 1개월이나 걸리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기업 입장에서 자금회전과 운용에서 어려움이 따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털통화를 활용해 거래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자는 취지다.

실제로 간사이전력의 디지털통화 시스템 시험에서 전력의 수급에 따른 가격의 변동을 미리 설정해두면 안정된 수요처의 경우 할인요금까지 적용해 자동으로 결제가 가능했다. 특히 거래이후 자금의 인출까지는 몇 초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외상매출채권의 기간도 크게 단축돼 회계상 업무 처리도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의 절감도 크다. DCJPY의 결제와 송금수수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존 블록체인 기술을 탑재한 송금플랫폼인 'LITA'가 모델이 될 수 있다. LITA는 은행에서 송금할 때 기본 수수료가 1건당 62엔에서 10~20엔으로 절감하는 것이 가능했다. 지금까지 은행간 결제시스템은 사람의 손을 통해서 이루어졌지만 이 시스템에서는 인력을 획기적으로 줄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수료도 크게 낮출 수 있다.

실제로 일본의 은행 거래비용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지나치게 높아 기업과 개인이 지불하는 경제적 비용이 크다는 지적이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은행을 통해서 200달러를 해외로 송금하는 데 들어가는 수수료는 일본이 17.5%로 주요20개 국가(G20) 평균인 약 10%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본은행은 지난 4월 중앙은행 법정통화로서 디지털통화(CBDC)의 발행을 위한 시험에 들어갔다. 일본은행측은 "언제라도 발행이 가능하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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