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찾는 생생 인터뷰 | 오신영 콘텐츠웨이브 해외편성팀장
본방사수 시대 끝낸 OTT, 콘텐츠 대전 배경은 '편성'
'팬덤' 잡을 해외 콘텐츠 확보
진두지휘하는 편성 팀장
국내외 OTT 기업은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를 잡기 위해 더 다양하고 질 좋은 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더불어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 다양한 방법으로 작품을 묶어 제공한다. 이는 '편성'의 일이다. 동시간대 경쟁사의 작품을 고려해 송출 시간·방영 분량·작품을 결정하는 종전 공중파의 편성과는 차이가 있다. 국내 대표 OTT 웨이브(wavve)의 오신영 해외편성사업팀 팀장을 만났다. OTT 편성 담당자의 일과 콘텐츠 진로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 오신영 팀장은.
콘텐츠웨이브 해외편성사업팀 팀장으로 해외 콘텐츠를 국내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는 일을 책임지고 있다. 대학에서 불어불문학을, 대학원에서 언론·방송 통신의 수용자(audience) 분석을 전공했다.
■ 지금 하는 일을 소개해달라.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 소속으로 해외편성사업팀을 맡고 있다. 하는 일은 전통적인 방송국의 편성과 비슷하다. 어떤 테마를 기획하고 주제에 맞게 작품들을 찾아 확보해 선보인다.
다만 OTT인 만큼 여러 작품의 '묶음'을 제공한다는 게 다르다. 특정 배우나 감독, 국가는 물론 학창 시절을 다룬 해외 청춘 영화·드라마, 인물을 전면에 내세운 외국 다큐, 영국·미국·일본의 수사물 등 주제로 묶어 여러 작품을 소개한다.
방송국은 특정 시간에 한 작품만 선보일 수 있지만 OTT는 방영 시간에 종속되지 않는다. 따라서 최대한 다양한 라인업을 제공해 소비자가 우리 플랫폼에서 원하는 작품을 보다 많이 접하고, 오래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게 '편성'의 목적이다. 그래야 만족하고 구독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실제 콘텐츠 계약을 할 때도 작품 여러개를 묶어 '더미'로 계약한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HBO 드라마들이 대표적이다. 현재 해외 콘텐츠는 대중적 소비는 시들한 편이나 시청자들의 충성도가 매우 높다. 특정 장르물, 배우, 작가, 감독 등 다양한 '팬덤'이 있다. 이런 수요를 바탕으로 선정·수급한다. 콘텐츠의 포맷도 눈여겨본다. 기발함이나 신선함도 선정 기준 중 하나이다.
■ 외국에서 제작된 콘텐츠를 수급·제공하는 일만 하나.
콘텐츠를 앱에서 시각적으로 전시하는 일련의 과정에도 관여한다. 소비자들이 어떤 작품, 주제를 많이 선택하는지 일·주·월 단위로 점검한다. 이를 바탕으로 매월 업데이트하는 편성 아이템으로 선정한다. 핼러윈 시즌엔 호러·초자연적인 소재로 테마를 구성하고, 윤여정 배우가 아카데미에서 수상했을 땐 출연작을 추가로 수급해 기획전을 준비했다. 마케팅과 프로모션은 물론 서비스 시스템 개편에도 참여한다.
시즌제로 이어지는 해외 드라마를 소비자들이 좀 더 편하게 감상하도록 '시즌 선택 기능'을 추가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현재 반영됐다.
■ OTT 기업에서 일하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OTT 기업은 콘텐츠 회사이면서 IT 회사이다. 앱의 기능을 구현하는 엔지니어, 고객들의 사용 경험을 분석하는 데이터과학자, 앱의 화면을 구성하는 UX·UI 디자이너, 마케터 등 다양한 전문가가 함께 일한다.
각 분야의 전문성이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콘텐츠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저보다 영화를 더 많이 아는 개발·서비스 담당자, 애니메이션이나 아이돌 등 특정한 '덕력'을 자랑하는 이들이 많다. 덕업일치 인재인 셈이다.
채용 시에도 인턴 경험이나 자격증보다 지속적으로 본인의 관심사를 정리한 포트폴리오를 높게 평가한다는 인상이다. 또 부서·직군을 넘나들며 함께 일하는 만큼 본인의 의견을 설득하고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조율해갈 수 있는 소프트 스킬을 갖춘 이를 선호한다.
■ 콘텐츠 분야 진출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콘텐츠의 기초 내공을 다져두기를 권한다. 모든 콘텐츠의 기반은 스토리텔링·서사이다. '꾸준히' 많이 읽고 써야 한다. 고전부터 웹소설까지 두루 읽다 보면 독해력과 정보 이해력을 높일 수 있다. 이후 언어를 이리저리 조합해보면서 내 의견이나 상상을 글로 표현하거나,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친구·선후배와 이야기해보라. 콘텐츠 '내공'이 쌓이는 걸 스스로 느낄 수 있다. 고등학생 때 독서 노트, 영화 노트 등을 꾸준히 썼고 아직까지도 보관하고 있다.
정나래 내일교육 기자 lena@naeil.com